‘가을소나타 2017’ 연
김진묵 트로트밴드

우리 음악의 세계화를 지향하는 ‘김진묵 트로트밴드’의 ‘가을소나타 2017’이 지난 17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김진묵 트로트밴드는 ‘옛 노래를 통해 남과 북이 하나인 것을 확인한다. 동아시아의 정서를 세계인과 나눈다. 우리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를 밴드이념으로 매년 가을 트로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일제 강점기 민중의 아픔을 대변했던 노래를 중심으로 지난 세기에 우리 반도에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노래를 연주한 김진묵 트로트밴드. 김진묵 트로트밴드의 ‘트로트’는 지난 세기 동아시아, 그러니까 우리 반도와 주변에서 대중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를 의미하는 고유명사다. 음악평론가 김진묵은 이미 1990년대에 독일 재즈그룹 ‘살타첼로’를 통해 트로트를 실험했다. 2000년대에는 인도 전통음악인들과 트로트 작업을 했다. 이런 경험으로 우리 트로트를 ‘부르는 노래’에서 ‘감상 차원으로 고급화시키는 작
업’을 꾸준히 시도했다. 대중가요에 내재된 끈질긴 생명력과 감춰진 예술성을 표현하고 있다.

“힘 있는 쪽의 문화는 약소문화권으로 흘러들지요. 지난 세기 우리는 스스로를 비하했고, 서구를 동경했지요. 그러나 지금은 국제사회에서 큰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추세에 우리 반도에서 불린 노래들이 이제 세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인생 이모작 시대라는 김진묵 씨. 두 번째 인생을 경로당에서 보낼 것이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는 시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자아실현은 음악의 차원을 넘는다. 통일 문제에 있어서도 그는 김진묵 트로트밴드가 할 일이 많다고 말한다. 1945년 이전의 트로트는 남북이 공유하고 있으므로.

클래식 평론가에서 재즈 평론가로, 인도음악에서 국악전문가로 변신했던 그의 음악이 이제 트로트로 귀결된 것은 그 역시 민족의 일원으로 관객들과 공통된 운명을 지니고 있고, 음악을 통해 민족의 문제, 역사문제에 다가가기 위함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김진묵 트로트밴드’는 2013년 9월 26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춘천시립교향악단(지휘 백정현)과 협연한 ‘트로트춘천’으로 데뷔했다. 이후 춘천에서 ‘트로트춘천’을 10회 공연했다. 이광조(2014년), 권인하(2015년) 등 정상급 가수들과 함께 했다. 지난해에는 인도, 부르키나파소(서아프리카) 예술인들이 춘천을 방문해 자국어로 우리 노래를 함께 연주했다.

‘가을소나타 2017’은 몽골과 방글라데시의 예술인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우리 노래를 불렀다. 그는 말한다. 우리 아버지들이 불렀던 노래가 아픔에 처한 사람들을 감싸주는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모차르트와 비틀즈가 지난 세기 아팠던 우리 삶을 달래주었듯, 21세기 인류의 가슴을 두드릴 것이라고. 위대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세계인들과 나누고 싶은 ‘김진묵 트로트밴드’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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