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사 김보람 씨

좋은 책 읽기란 무엇일까. 어린이들은 매일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쓴다. 그런데 책 읽기 그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매일 책을 읽지만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

김보람(35) 씨는 사람들이 독서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책을 읽어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까 연구를 시작한 지 어느새 10년.

특히, 어린이들이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이려면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제일 중요하다. 주변에 책이 많은 물리적인 환경보다 처음 책을 접하게 하는 부모와 교사가 좋은 환경이 돼 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책 읽기 수업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처음엔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이론을 가르쳐도 현장에서 생기는 각종 변수는 이론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어떤 아이는 잘 되고 어떤 아이는 잘 안 되는 것에 대한 상담을 하며 직접 아이들을 만나 문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책을 잘 읽는다는 것은 사실 별건 아니다. 꾸준히 책을 읽게 하는 게 중요한데, 어린이들이 책을 꾸준히 읽으려면 일단 흥미를 붙여야 한다. 그런 다음 기본이론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약간의 기술만 있으면 된다. 첫째는 ‘느리게 읽기’다. 다음으로는 ‘반복해서 읽기’다.”

느리게 읽기 위해서는 소리를 내서 읽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페이지가 많은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힘들다. 동화 외에는 ‘발단’에 해당하는 앞부분까지 만이라도 소리 내 읽는 것을 권한다. 모든 책은 앞부분에 중요한 내용이 다 들어 있다. 뒤따라오는 이야기들은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글이 많다. 일단 전체를 정독하고 그 다음엔 중요한 문장을 밑줄 그으며 읽는다. 마지막으로 밑줄 친 부분만 읽는다. 그렇게 하면 책 한 권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책에서 자신의 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가 나중에 커서 공부도 잘 한다. 아이에게 스스로 책을 읽고 중요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너무 바빠서 스스로 요약하지 않고 이미 잘 정리된 참고서와 프린트에 의존해 공부한다. 그러니 결국 모든 과목이 암기과목이 될 수밖에 없다.”

독서만 잘 해도 공부가 된다는 김보람 씨는 자신의 둘째 아이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독서와 운동을 중심으로 한 대안학교 설립을 준비 중이다. ‘내 아이를 가르칠 것’이기 때문에 매일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교재는 늘 책 그 자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분석해 그것을 자신의 지식으로 만드는 힘을 기르게 하는 것. 그것이 그녀의 교육 주제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는 ‘춘천주부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일에 지치고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위한 모임으로 그 순간만큼은 자신도 엄마의 마음으로 함께 활동한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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