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첫 컬링 국가대표 선수 이재문 씨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춘천의암빙상장에서 ‘2017 태백곰기 전국컬링대회’가 열렸다. 춘천기계공고 컬링팀이 고등부 우승을 차지했다. 이 팀의 코치는 이재문(28) 씨<사진>로 춘천 소양중 컬링팀 1기, 기계공고 컬링팀 3기 출신이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04년 소양중학교에 컬링팀이 신설됐다. 친한 친구들과 함께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시작했던 컬링이었는데, 입단 3개월 만에 ‘2004 태백곰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컬링장이 없어서 매일 태릉으로 훈련을 다니는 게 버겁기도 했지만, 좋은 지도자 덕분에 마음을 잡고 기계공고 컬링팀에 진학해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걸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잠시 방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았고 2년 연속 전국체전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숭실대 1기로 엘리트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곧바로 청소년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됐다.

더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대학의 지원이 끊기면서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군대에 입대하려 했는데, 강원도청 팀에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운 좋게 바로 국가대표에 합류했다. 그러나 국가대표로 출전하려던 카자흐스탄 아시안게임에서 컬링 경기가 빠지게 돼 고민 끝에 군에 입대했다.

선수로서 그의 길은 늘 탄탄대로였다. 제대를 하니 충북팀에서 연락이 왔다. 제대하고 겨우 일주일 남짓 쉬었을까. 충북으로 팀으로 옮겨 포인트 2위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러다 강원도체육회에서 기계공고 컬링팀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다. 고향으로 돌아와 후배들을 가르치고,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체육회 일을 도맡았다. 아직 20대라 선수의 길이 더 남았는데 돌연 지도자의 길을 택한 그에게 사람들은 바보라고 말했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화려한 복귀. 2013년 여름에 돌아온 춘천. 아이들을 선발 선수로 만들고 싶은 욕심은 늘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아이들을 정말 컬링을 사랑하는 선수로 만들고 싶다. 엘리트 체육은 생활체육을 기반으로 해야 성장할 수 있다. 춘천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남·여 컬링부와 고등학교, 춘천시청, 강원도청에 컬링팀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제대로 된 컬링 경기장이 없는 것은 늘 마음이 아프다. 오늘도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태릉으로 훈련을 간다.

“많은 분들이 컬링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이다. 하체의 힘을 길러주고 상체의 균형을 잡아준다. 그리고 스톤을 딜리버리하는 과정은 수 싸움의 연속이다. 신체와 두뇌를 함께 사용하는 컬링은 크게 무리하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춘천은 컬링의 메카라고 강조하는 이재문 씨. 컬링을 사랑하는 선수들이 다른 지역이 아닌 이곳에서 마음 편히 훈련할 수 있도록 체육회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다른 스포츠보다 선수 수명이 길다는 컬링. 언젠가 아이스링크 위에 선 선수 이재문의 모습을 보고 싶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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