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아들 회복 위해 기도하는 엄마 이기숙 씨

첫 아이가 올해 초 부안초에 입학했다. 한창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단해하는 줄로만 알았던 아이. 어느 날 아이가 손이 아프다고 해서 찾은 정형외과. 의사는 아이를 살펴보더니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우리 대경이가 또래보다 체격도 크고 건강체질이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갑자기 큰 병원에 가보라는 말에 정신없이 강원대병원으로 가서 혈액검사를 했는데,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당시 상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했던 ‘괜찮다. 괜찮을 거다’ 그 말 한마디를 놓지 않고 지금까지 견뎌오고 있다.”

권대경(부안초 1) 어린이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게 지난 3월 20일이다. 아이는 강원대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어린 동생이 둘이나 있어서 엄마 이기숙(32) 씨는 집에서 동생들을 돌봤다. 이제 다섯 살, 두 살의 어린 동생들은 엄마의 품을 계속 파고들었다.

8개월에 걸친 긴 항암치료는 아이에게 잘 맞지 않았다. 골수를 이식해야 하는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동생들의 골수가 맞지 않았다. 공여자를 기다리는데 아이와 맞는 공여자를 찾기 못한 채 아이의 병이 악화됐다. 어쩔 수 없이 지난달 24일 50%가 일치하는 엄마 이기숙 씨의 골수를 이식받고 대경이는 현재 무균실에서 회복 중이다.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게 가장 슬프다. 동생들이 있어서 병원에 함께 있어주지도 못하고, 무균실에 들어가 있으니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도 해줄 수가 없다. 아이들 아빠가 아이 간호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것도 미안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인데 힘든 일을 남편에게 떠넘기고 나만 편하게 집에 있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

대경이의 간호는 아빠가 맡았다. 건축 일을 하던 대경이 아빠는 아들의 백혈병 진단 소식에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아내의 조언으로 대경이 아빠는 1년 간 휴직을 결정하고 서울과 춘천을 오가며 아이 간호를 맡고 있다.

“대경이가 소방관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지금은 이식 후유증으로 많이 힘들어한다. 좁은 공간에서 바깥 공기도 쐬지 못하고 있는데 요즘이 가장 힘든 시기다. 계속 열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아들이 회복해서 돌아오면 병원에 들어가기 전 맛있게 먹었던 감자탕을 끓여주고 싶다는 이 씨. 버거운 생활이지만 아들의 회복을 기도하며 환하게 미소 짓는 엄마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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