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12월 중순 기상관측 이래 최저기온 기록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 낮아져 북극 한기 못 막아”

때 이른 강추위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춘천을 비롯한 강원도 지역은 더욱 추워 연일 기상관측 이래 최저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전형적인 삼한사온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12월 중순의 이례적인 강추위로 춘천지역의 계곡이 꽁꽁 얼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4.5℃를 나타낸 지난 14일, 3일간 영하 17℃ 이하의 기온을 보인 사북면 오탄리 사내천은 어른이 올라가도 깨지지 않을 만큼 얼음이 두껍게 얼었다. 

이해하기 힘든 건 올겨울 우리나라의 추위가 북극과 가까운 지역보다도 심하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온이 최저 영하 1℃도 정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2일 모 언론에 출연한 케이웨더 반기성 예보 센터장은 올해 우리나라 날씨가 유독 추운 이유로 “북극한기가 남하해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지구온도가 높아지며 우리나라 상층부의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극에서 내려오는 한기를 막아주지 못하고 우리나라 북동쪽에 저기압 불로킹을 만들어 한기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막아 지속적인 추위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온난화가 돼도 겨울이 더 추워지는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라는 것이다.

춘천지역의 강추위는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16일 영하 7.6℃를 기록한 춘천지역의 최저기온은 한 달여가 지나도록 한 번도 영상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동안의 사례에 비해보면 이례적인 강추위다. 춘천지역의 공식 기온을 나타내는 우두동 춘천기상대의 지난 12~13일 최저기온은 각각 영하 17.6℃와 영하 17.3℃를 기록했다. 춘천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1966년 이래 최저 기온이다.

시 외곽지역은 더욱 기온이 낮다. 같은 날 춘천기상대 유인관측소가 있는 신북지역은 영하 18.5℃와 영하 19.0℃를 기록했다. 인터넷 상에서는 ‘춘천’과 ‘시베리아’를 합성해 ‘춘베리아’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에 따라 많은 시민들은 수도가 얼고 언 땅에 미끄러져 낙상사고를 당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춘천지역의 기온이 얼마나 낮은지는 기록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춘천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1966년 이후 51년 동안의 12월 11~14일까지 4일간 기온을 보면 12일과 13일은 역대 최저기온을 나타냈고, 11일은 역대 3번째, 14일은 역대 2번째로 낮은 기온을 나타냈다.

춘천지역의 겨울 기온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최저기온뿐이 아니다. 12월 중순의 지난 50년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6.8℃였지만 올해 4일간 최저기온 평균은 무려 영하 15.8℃°로 9℃나 낮다. 더욱이 지속적으로 영하의 기온을 나타내는 날도 길어졌다는 점은 우리나라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있다. 여름에는 폭염, 겨울에는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극과 극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2천년대를 넘어가며 더욱 심화되는 현상을 보여 이제는 일상화가 됐다. 지구온난화로 여름뿐만이 아니라 겨울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온난화에 대한 대비가 시급해 보인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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