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만 되면 AI 등 업무 과중…수의공무원 기피현상
춘천가축질병방역센터, 설치 후 3개월 지나서야 겨우 인력충원

겨울철이면 매년 발생하는 구제역 및 조류 인플루엔자(AI) 예방을 위한 도내 전문 방역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8월 문재인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 내에 ‘방역정책국’을 신설, ‘진흥(축산진흥)’ 업무와 ‘규제(가축방역)’ 업무를 동일한 국에서 담당하던 폐단을 없앴다. 이에 따라 춘천·김해·제주 등지에 가축질병방역센터를 신설, 보다 넓은 지역의 가축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춘천가축질병방역센터의 경우 설치 이후 세 달이 지나서야 비로소 총원 7명을 겨우 채우는 등 겨울철 가축방역을 위한 공무원 인력수급이 여전히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강원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AI가 연중 발생하며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도내 각 시·군의 전문방역인력은 지난해 6월 기준 수의직 9명과 농업직 21명 등에 불과했으나, 농림축산식품부 내 방역정책국 설립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충원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매년 구제역 및 AI가 발생할 때마다 방역지침인 1개 팀당 농가 150곳을 담당하는 것을 초과해 최대 300곳을 담당하기도 하는 상황에서 인력부족은 여전히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전문 방역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도는 지난해 하반기에 동물방역과를 신설하고, 강원도 수의직 7급 공무원을 32명 추가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족한 인력충원을 위해 강원도가 수의 공무원 선발에 노력하고 있지만 반응은 미온적이다. 수의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한 준비생은 “강원도의 경우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지역으로 배치될지 알 수 없는 도 일괄 시험이라 응시하기에 꺼려진다”며 “실제로 지난해에 먼저 합격한 친구의 경우 대규모 축산단지와 방역업무가 많은 시에 배치되어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수시로 하고 있어 합격한다고 끝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괄적으로 수의 공무원을 선발하는 강원도의 경우 2016년에 모두 21명의 수의 공무원을 모집했지만 모집인원과 똑같은 21명의 지원자만이 응시접수를 했고, 수의 연구사의 경우 2명을 모집했지만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강원도 지방공무원 일반행정 7급 경쟁률이 최대 157대 1까지 기록한 상황에서 모집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은 수의 공무원 기피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고 있다.

도의 한 관계자는 “시 단위로 모집할 경우 인기지역으로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도 단위로 모집할 경우 합격한 뒤 맘에 들지 않는 지역으로 배치되면 금방 일을 그만두는 현상이 생겨난다”며 “특히 매년 겨울만 되면 방역업무가 폭주해 업무 피로도가 높아져 그만두는 것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 차원에서 수의 공무원에 대한 여러 지원이나 진급 보장 등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수의 공무원을 선발해도 문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정민 시민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