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평중, 교실과 복도에 감성을 디자인하다
계단도 소통과 공감의 장으로 거듭나

지난해 7월. 이른 여름방학을 시작하고 6개월가량 긴 공사기간을 거친 후평중(교장 김광준) 감성화사업이 지난 9일 완료됐다.

단순히 환경미화나 시설 개·보수가 아니라 학교시설에 감성화 디자인을 적용하고 공간을 재구성해 활용함으로써 구성원 간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쾌적한 장을 마련하는 사업인 감성화사업. 달라진 후평중을 둘러봤다.

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철학을 구석구석에 담은 후평중. 가장 큰 변화가 눈에 띄는 곳은 바로 학생들이 가장 오래 생활하는 주 공간인 교실과 복도, 계단이다. 연녹색과 연하늘색의 파스텔 톤으로 안정된 분위기의 복도를 지나 교실로 들어서면 한쪽 벽을 전신거울이 채운다. 초등학교에 비해 교실에 비치하는 물건이 많지 않은 중학교의 특성을 살려 사물함을 복도로 이동하고 교실공간을 색다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3학년 교실은 복도 쪽 벽면을 기존의 창보다 창틀을 50cm 가량 내려서 예전보다 밝고 환한 교실이 됐다. 학교 전체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주제로 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건물의 특성상 빛이 잘 들지 않는 곳의 천정은 구름이 떠다니는 하늘로 꾸몄다. 각 층의 계단에는 많은 게시공간을 만들어 학교 공동체의 일원으로 공공의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하는 참여와 소통의 장으로 활용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공간은 바로 동아리실이다. 학생들의 필요에 맞춘 동아리 실은 한쪽 벽 전면에 거울을 설치해 댄스연습 등 각종 연습실로 사용하도록 했다. 동아리실은 가운데 전체를 개폐되는 유리로 벽을 세워 필요에 따라 세미나실과 연습실로 구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감성화사업에 발 맞춰 후평중은 본동과 후동을 연결하는 통로에 도서관을 확대 신설했다. 도서관은 평소 움직임이 많은 남학생들을 위해 딱딱한 책걸상 대신 넓은 마루를 연상하게 하는 설계로 학생들이 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공간에는 휴게실로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구성하고, 복도와 계단 중간 중간에 붙박이식 간이의자를 설치했다.

홍광자 교감은 “그동안 오랜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불편을 잘 견뎌준 학생들에게 특히 고맙다”며 “새로운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어느 학교보다 건강하고 민주적인 학생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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