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결빙상태로 보행자 안전 우려
역사부지에 태양광 시설 설치하면 조명까지 밝힐 수 있어

겨울에 전철을 타고 강촌역을 자주 오가는 사람들이라면 홍역을 치러야 하는 ‘마의 구간’이 있다. 강촌역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 우회전해서 내려가는 30도 경사쯤 되는 내리막 인도가 바로 그곳이다.

인도보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 교통사고의 위험이 크다. 송곡대 학생들과 펜션 민박 이용객, 강촌 방곡리 주민들의 대부분이 이 길을 이용하고 있다

이곳 행정구역은 방곡리지만 눈은 누가 치워야 할지 핀셋으로 꼭 집어내기가 어렵다. 역사 부지가 워낙 넓어 다 치울 수는 없지만 주차장과 역 건물 주위는 역무원들이 근무시간에 맞춰 돌아가며 쓸고 치우고 모은다. 올해는 유난히 많은 눈이 내려 힘도 쓸 만큼 썼다고 한 직원이 귀띔을 해준다.

어린이사생대회 작품전시회와 꽃 묘종 후원으로 꽤 친해진 신효열 강촌역장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빙판이 된 내리막길을 아무 대책 없이 그냥 지켜보기에는 너무 안쓰러워 염화칼슘이라도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는 전화였다. 여러 채널을 통해 호소를 했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단다.

경사가 시작되는 곳부터 100여m구간은 봄이 돼야 눈이 녹는다

일단 관할 이장의 연락처를 알려준 뒤 사진 몇 장을 받아 꼼꼼히 살펴봤다. 염화칼슘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이 내리막길은 북향인데다가 길 오른쪽에 높이 5m의 수직벽이 있어 겨우내 햇볕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구간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곳임을 알게 됐다. 우선, 눈이 많이 내리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많이 적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심한 경사로 구간에 전기열선을 설치하는 방법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가 있지만 구간이 짧은 데다 상습적인 도로결빙에 따른 이용객들의 불편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다.

강촌역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이 빙판을 설설 기듯이 걸어가거나 차가 달리는 차도로 진입해야 하는 경험은 그리 좋지 않을 듯싶다. 역사 유휴부지가 넓으니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전기열선을 깔고, 가로등불과 프러포즈 계단 조명에 드는 전기도 함께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정재억(강촌2리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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