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설사·복통·출혈 등의 부작용…자칭 ‘약사’가 버젓이 상담도
식약처, “약 구입 자체만으로 처벌 어려워”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미프진’ 합법화에 대한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프진이 온라인을 통해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

“덕분에 잘 해결 됐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잘 해결되어 마음이 좋네요.”

불법판매 사이트에서 오가는 말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프진 불법판매 사이트를 적발해 사이트 폐쇄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 유산 유도약은 온라인에서 30만~50만원대의 가격에 불법유통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불법유통 되는 미프진의 안정성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해 미프진을 검색하면 다수의 미프진 판매 사이트가 나온다. 약 구매절차도 간단하다. 심지어 판매 사이트에는 미프진 복용 후기가 줄줄이 게시돼 있고, 본인을 약사로 밝힌 인물이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약의 성분과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없어 가짜 약을 먹을 경우 심각한 출혈이 나타나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고, 돈만 받고 제품을 보내주지 않는 피해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미프진 판매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차단해왔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며 “구매자를 약 구입 자체만으로 처벌할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일명 먹는 낙태약이라고 불리는 미프진은 1988년 프랑스 제약회사에서 개발한 약으로 태아성장에 필요한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고 자궁을 수축시켜 유산을 유도한다. 현재 미국·호주·스웨덴 등 62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흔하게 구토·설사·복통·출혈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고 계속된 임신여부 체크가 필요해 반드시 의사처방이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약 복용 후 심각한 출혈이나 복통으로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산모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에 동의해야 처방해주기도 한다.

국내 전문의들은 의사처방 없이 불법유통 되는 미프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미프진은 임신 초기에 쓸 수 있는 약”이라며 “임신 주수가 클수록 성공률이 떨어져 완벽하게 낙태되지 않아 태반 일부가 자궁에 남아 있게 되면 출혈이 계속돼 병원에서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김동석 회장도 “미프진은 신장이나 간에 문제가 있는 여성에게는 금기약물”이라며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될 의약품”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불법낙태 수는 한 해 16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현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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