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산면 오항리 주택화재로 부부 사망…아내 구하려다 남편도 사망한 듯
지난해 KBS ‘동행’ 출연한 형제는 다행히 목숨 건져

춘천에서 단독주택 화재로 부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밤 11시 20분쯤 북산면 오항리의 외딴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남편 김장성(56) 씨와 아내 안성현(43) 씨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자녀인 김서현(14)·상현(12) 두 아들은 대피해 목숨을 건졌다.

지난달 31일 밤 11시 20분쯤 발생한 북산면 오항리 주택 화재현장. 지난 1일, 경찰과 강원도 소방본부가 합동으로 화재감식을 하고 있다. 이 불로 이 집에 살고 있던 남편 김장성 씨와 아내 안성현 씨가 숨졌다. 초등학생 두 아들은 대피해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불길을 피해 밖으로 나온 큰 아들 서현이가 119에 신고해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시내에서 40여km나 떨어져있어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불길이 크게 번진 상태였다. 화재가 발생한 주택은 한쪽은 돌로 쌓고 다른 한쪽은 컨테이너를 이용해 주택을 꾸민 다음 내부와 외부에 목재를 둘러 화재에 취약한 구조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가 보일러실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지만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 주택에는 목재와 연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보일러가 설치돼 있었다. 숨진 부부는 한 사람은 출입구에서, 한 사람은 주방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과 소방당국은 남편인 김씨가 두 아들을 대피시킨 후 아내 안씨를 구하기 위해 불속으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씨는 북산면 의용소방대원이고, 그의 아내인 안씨는 4년 전 농사일을 하다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리를 크게 다쳐 후유증으로 하반신이 마비돼 통원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다음날이 안씨가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사고소식과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온정어린 도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 가족의 일상을 담은 이야기가 지난해 10월 28일 KBS ‘동행’에 방영된 바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방송에서 부부의 작은 아들인 상현이는 언젠가는 엄마가 완치돼 가족이 함께 산책을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올겨울 들어 유난히 대형화재가 많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제천의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불과 한 달 만인 지난달 26일에는 밀양의 세종병원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45명이 숨졌다. 그 어느 때보다 불조심을 해야 할 때다. ▶관련기사 “열 번을 봐도 늘 인사하던 아이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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