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선동 윤가네손국시

나이 지긋한 부부 주인장의 미소가 참 편안하다. 
김예진 시민기자

도청에서 내려오다 서부시장 방향으로 우회전해 조금 직진하다 이편한세상 아파트 바로 전 오른쪽 골목에 들어서면 조그만 식당 ‘윤가네손국시’가 있다.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는 버섯불고기와 한돈찌개라지만, 나는 차돌박이 숙주와 한우 사골칼국수를 즐겨 먹는다.

숙주와 파절임을 곁들여 차돌박이와 함께 먹는 맛이란 그야말로 환상이다. 한 젓가락 풍성하게 집어 들고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맛이 더욱 좋다. 구수한 사골칼국수는 겨울에는 또 다른 별미다. 따뜻한 한우사골 국물에 담겨있는 칼국수는 넓은 면발이 일품이다.

이곳 ‘윤가네 손국시’를 운영하는 70대 중반의 김순종·윤종녀 부부. 서울에서만 40년 동안 식당을 운영했다. 효자동이 고향인 아내 윤종녀 씨가 나이가 들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자 남편 김순종 씨가 기꺼이 들어줬다. 아내를 위한 배려가 따뜻하게 전해진다. 서울에서도 메뉴는 같았다. 다만 사골칼국수 대신 바지락칼국수를 했다. 원래 바지락칼국수가 전공인데, 춘천에서는 싱싱한 바지락을 구하기 어려워 사골칼국수로 바꾼 것이다.

춘천에 내려온 지 이제 4년. 처음 식당을 열고 3개월 동안은 손님이 없어 참 힘들었다. 서울에서는 개업 후 3개월이 장사가 잘 되는데, 도청 주변 상권은 공무원들이 주 고객이라서 한두 명이 맛을 보고 간 다음 입소문이 나면 그때부터 손님이 늘기 때문에 그게 약 3개월 정도 걸린다.

‘♪♬ 내 고향은 충청도라오~’ 남편인 주인 어르신은 고향이 충청도다. 충청도 사람의 은근과 끈기일까? 주인 어르신은 메뉴를 바꾸지 않고 한결같이 정해진 것만 고집해왔다. 이 집의 또 다른 특징은 찐 감자다. 음식이 나오기 전이나 후식으로 찐 감자를 준다. 강원도 식당이라는 특색을 살려보고 싶어 준비했다고 한다.

언제나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맞아주는 나이 지긋한 주인 부부의 편안한 미소에 익숙해질 무렵 나는 어느새 ‘윤가네손국시’의 단골이 돼있었다.

윤가네손국시
서부대성로 43번길 6(요선동)
251-8980

 

 

우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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