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 책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어깨동무] 책 읽는 사람이 아름답다
  • 춘천사람들
  • 승인 2018.02.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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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반미인(개이뻐 독서모임)

2016년 10월 카페 파피루스에서 독서모임 후 즐거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 ‘팔반미인’ 회원들.

지난달 영월을 탐방하며 한반도 지형을 배경으로 촬영한 장면.


용기를 내어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폴 발레리(Paul Valery)


책 읽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인 ‘팔반미인’. 원래 이름은 ‘개이뻐 독서모임’이었다. 2013년 봉의중 2학년 여덟 반 담임들의 모임으로, 회장은 당시 학년부장이었던 송의향 선생님이다.

유독 꾸러기들이 많았던 그해, 2학년 담임들은 자주 모여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대해 의논했다. 자주 모이다 보니 정이 들어 다른 학교로 발령받아 흩어진 후에도 계속 만남을 이어가게 되었다. 차 마시며 사는 얘기들을 하다가 문득 정기적으로 책모임을 하자는 회장의 제안으로 지금까지 모임을 이어왔다.

우리는 나만의 행복이 아닌 우리의 행복을 생각하고 도모한다.
우리는 독서를 통하여 생각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며, 세상과 사회를 변화시킨다.
우리는 독서를 통하여 소통의 영역을 넓히고, 다른 사람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한다.
우리는 독서를 통하여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원만한 관계를 형성한다.
독서는 나를 알고 너를 아는 과정이므로 죽는 날까지 쉬지 않고 계속한다.

4년째 이어오고 있는 ‘팔반미인’의 독서모임 선언문이다.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한다. 학기 중에는 카페나 도서관에서 모이고, 방학에는 1박 2일 문학기행을 한다. 서울 북촌마을, 인제 박인환문학관, 만해마을, 자작나무숲, 속초 등에서 지낸 하룻밤의 추억은 아직도 따뜻하게 간직되어 있다.

《생각의 융합》, 《직설》, 《생각수업》, 《나쁜 사마리아인들》, 《개선문》,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옷장에서 나온 인문학》, 《시 읽는 기쁨》, 《여덟 단어》 등 그동안 함께 읽은 책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지난 1월에는 영월 일대를 탐방했다. 청령포와 장릉을 돌아보며 비운의 왕 단종을 추모하고, 영월 서부시장에서 메밀전병에 다슬기 전골로 추위를 달랬다. ‘라디오스타’ 박물관을 거쳐 5일장 구경을 마친 후 펜션의 벽난로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한 이불에 발을 넣고 책 이야기를 했다.

이번 책은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사회적 지위로 인한 인간의 불행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나는 무엇 때문에 불안한가?’를 주제로 가슴 속 깊은 아픔까지 꺼내며 서로의 따뜻한 눈빛에서 다시 살아낼 힘을 얻었다. 한반도 지형을 보고 내려와 요선암 돌개구멍 얼음장 밑에서는 성급하게도 봄이 오는 소리를 들어버렸다.

2월의 책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20~30년 전에 읽었던 책, 또는 읽다가 덮었던 책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보기로 다짐한다. 책으로 교감하고 공감하며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고, 주체적인 삶을 위해 ‘팔반미인’은 만나고, 함께 읽고, 토론한다.

박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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