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더 브릿지 음악감독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주

지역에서 전문 연주자로 구성된 현악 앙상블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또 지역 출신이 전문 연주자로 지역에서 현악 앙상블을 꾸릴 수 있는 것 또한 행운이다.

창단한 지 13개월. 강원대 문화예술대 음악학과 성경주 교수<사진>가 이끄는 ‘앙상블 더 브릿지’의 공연이 지난 23일 축제극장 몸짓에서 열렸다. 중앙이 아닌 지역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곡들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그동안 주로 백령아트센터에서 현악 오케스트라 연주를 선보이던 ‘앙상블 더 브릿지’는 무대 규모에 맞게 춘천에서는 드물게 유닛으로 구성해 전곡을 실내악으로 편성했다.

성경주 교수는 2015년 강원대에 부임하면서 처음 춘천에 왔다. 작고 조용한 도시, 깨끗하고 정감 있는 도시 춘천이 마음에 들었다는 성 교수. 지역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서울로, 중앙으로 떠나는 후배들과 제자들을 모아 연주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을 이끌고 앙상블을 시작했는데, 학업과 연주를 병행하는 것이 버거웠던 학생들이 하나둘 앙상블을 떠나고, 지금은 강원대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강사들과 지역 졸업생, 지역 출신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현악기 주자들을 모았다. 연주단원만 17명. 기획은 춘천 출신의 서홍준 작곡가가 맡았다. 서홍준 작가는 포스트 윤이상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작곡가다.

정통 클래식을 추구하는 ‘앙상블 더 브릿지’. 관객들의 귀에 익숙하지 않은 곡들로 선곡을 한다. 성 교수는 작곡가의 의도에 보다 정확한 접근으로 곡을 해석하고 그것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주 소개되지 않는 아름다운 곡들로 선곡해 관객들에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특히, 오는 5월 열릴 예정인 제4회 정기공연에서는 비발디의 ‘사계’를 전곡 연주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드문 일이다. 성 교수는 비발디의 ‘사계’를 전곡을 들으려면 음반을 들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연주문화에 늘 갈증을 느꼈다고 말한다. 한 팀이 35분의 플레잉 타임을 자랑하는 전곡을 연주하는 것은 기량 면에서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대학을 중심으로 구성된 앙상블이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학구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연주의 기량을 뽐내는 것보다는 좋은 해석으로 지역 내에서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 싶은 것이 성 교수의 꿈이다.

성 교수는 일곱 살에 바이올린에 입문해 예원중, 서울예고를 나와 서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오벌린 대학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줄리어드 음대에서 석사를, 어스틴 대학에서 3년 장학생으로 박사를 취득했다. 연주자로 지도자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성 교수는 제자들의 음악인생에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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