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사회적 이슈로 문제가 된 이유는 물림사고가 사망이라는 인명피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연예인의 반려견에 물려 사망한 사람의 직접 사인이 녹농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밝혀졌는데, 녹농균의 감염경로가 반드시 반려견이라는 주장은 억측일 수 있다. 즉,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은 개의 입보다는 사실상 토양·물·피부 등 주변 환경에 더 많이 산재해 있고, 특히 의료용 설비나 장치에서 빈번히 검출돼 병원 내에서 교차감염을 유발하는 주요 세균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므로 물림사고와 사망의 인과관계를 개나 녹농균으로만 접근한다면 잘못된 원인규명과 미흡한 사후대책으로 이어져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물림사고 즉, 교상(咬傷)을 포함해 피부가 열려 혈액 안으로 세균감염이 가능한 상태인 열상(裂傷)이 발생할 경우 녹농균 등 사망유발 가능한 세균으로부터 환부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다.

개에 의한 교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병으로는 광견병이 직접적이고 가장 위협적이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광견병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광견병(rabies; 恐水病)은 원인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거나 접촉을 통해 사람으로도 감염이 가능하고,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과거 1970년대까지 매년 수백 마리에서 광견병이 발생했으나, 이후 강력한 국가적 예방 및 방역대응으로 인해 민간에서는 발생보고가 없다가 최근 비무장지대의 야생동물에서 소수 발생보고가 있을 뿐이다. 문제는 광견병의 발생 보고가 없다보니 광견병 예방접종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다시 1970년대 이전 수준으로 광견병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치명적인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다. 또한 광견병은 고양이에게도 감염 가능한 바이러스인 만큼 고양이도 광견병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반려동물을 통해 인체에 감염이 가능한 질병은 개회충일 것이다. 분변을 통해 배출된 충란(虫卵)이 손으로 눈을 비빌 때 눈에 감염을 일으켜 안충(眼蟲)으로 발견된다. 과거 아이들의 놀이터가 흙으로 되어있던 시절 개의 분변 속 충란이 아이들의 눈에서 안충으로 많이 발견되었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흙으로 된 바닥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보니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주기적으로 구충제를 통해 반려동물의 기생충 감염을 예방해 주어야 한다.

반려견과 입맞춤을 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분명 개의 입속 침에는 세균을 포함한 병원체가 많다. 사람의 입속에도 다양한 세균이 존재한다. 다른 개체로 감염을 일으키는 감염성 질병은 종특이성이 있다. 즉,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같은 종에서 더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감염성 질병의 측면에서 반려견과의 입맞춤이 위험하다면 사람과의 입맞춤은 더욱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대다수는 사람이 사람에게서 감염되는 질병이며, 그래서 키스 전 양치를 한다거나 위생관리를 함으로써 질병을 피하는 것처럼 인간 사이의 위생개념으로 반려동물을 대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외출 후 깨끗이 목욕을 한다거나 양치를 하고 뽀뽀를 하는 것처럼 반려동물도 목욕과 양치 등 청결한 생활이 필요하며, 1년 미만의 어린 강아지 때부터 사회화를 통해 올바른 양치와 목욕 등 위생관리에 익숙하도록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종임에도 반려동물은 사람과 오랜 역사를 함께 살아온 만큼 교차감염이 가능한 질병 즉, 인수공통 전염병이 드물지만 존재한다. 또한 고양이가 지니고 있는 톡소플라스마는 사람에게 유산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하면 고양이를 멀리해야 한다는 속설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국내에서 임산부가 톡소플라스마 감염으로 유산한 사례는 2건이며, 그나마 둘 다 원인은 고양이가 아니었다. 여성 수의사들이 임신기간에도 진료를 보며 문제가 되지 않은 것을 보아도 명백한 오해다.

우리가 우려하고 염려하는 만큼 전염성 질병이 반려동물에게서 온다면 아마도 긴 역사를 함께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발생할 수 있는 인수공통 전염병 기타 감염성 질병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동물병원을 통해 주기적으로 예방접종을 하고, 구충관리와 어린 시절 사회화교육을 통한 보건관리를 잘 해주면 사람을 통한 질병위험보다 낮다.
 

유주용 (강원반려동물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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