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희 씨, 카페 ‘느린시간’에서 리코더 리사이틀
한 음 한 음 정성 다한 소리에 청중들 숨죽여

바로크 음악의 꽃. 봄의 전령사. 사람의 호흡과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리코더 연주회가 지난달 27일 카페 ‘느린시간’에서 열렸다. 우리나라 리코더의 대부 조진희가 봄을 맞아 춘천을 찾았다.

지난달 27일 카페 ‘느린시간’의 네 번째 공연 조진희 리코더 리사이틀이 열렸다. 

30명의 예약 관객만 받기로 했던 카페 내부에는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 관객들로 북적였다. 자리가 부족해 여분의 의자를 세팅하고도 서서 듣는 관객까지 생겼다. 오랜만에 열리는 리코더 연주회로 관객들의 얼굴엔 기대 가득한 미소가 번졌다.

보타이를 맨 조진희 씨가 조촐하게 마련된 무대에 오르자 술렁이던 내부가 일순간 고요해졌다. 작은 소리를 내는 악기인 만큼 관객들은 그 어느 공연보다 연주에 집중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대표악기인 리코더. 아주 적은 숨의 양으로도 음정이 변하는 어려운 악기인 만큼 연주자는 한 음 한 음 정성을 다해 소리를 만들어냈다.

‘나이팅게일’로 시작된 공연에 관객들을 지그시 눈을 감고 숲속을 유영하는 작은 새의 날갯짓을 그려보기도 했다. 연주자 조진희 씨는 곡과 곡의 사이에 숨을 고르며 곡에 대한 설명과 악기의 소개를 곁들여 리코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과 호흡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그의 제자 정윤주 양과의 듀엣공연은 이날의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었다.

연주자이며 제작자인 조진희 씨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여러 리코더로 다양한 연주를 선보였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연주회는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조진희 씨는 앙콜 곡으로 네덜란드 작곡가인 야곱 반 레이크의 ‘사람들은 저녁에 무엇을 하나요?’로 관객들에게 같은 물음을 던지며 연주를 마쳤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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