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 노르에서 햐르가스 노르로 가려면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 모래사막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모래가 마르기 전에 출발해야 한다. 모래가 마르면 바퀴가 빠질 염려가 있다. 그래서 목적지까지 몇 시에 도착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런 연유 때문에 시간을 묻지 않는 것 같고, 다른 차가 고장이 나거나 빠지면 제일처럼 나서서 해결해 준다.

목적지인 햐르가스 노르에 도착했다. 이 호수는 몽골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데 염호(鹽湖)다. 염호인데도 신기하게 물고기가 살고 있다. 호수 바닥에서는 좋은 머드가 나와 머드팩을 할 수 있다. 물에는 약간의 소금기가 있어 짭짤하다. 호수에서 머리를 감았다.

 4천377m의 타왕복드올

저녁식사로 물고기 수프와 큰 물고기 두 마리를 통째로 요리한 게 나왔다. 식사가 부족해 만두와 비슷한 보츠를 20개 더 주문했다. 운전사들은 보츠를 여덟 개씩 먹었다. 저녁식사 후 트레킹 겸 약수를 뜨러 산중턱으로 올라갔다. 일곱 가지 종류의 약수가 나온다. 눈, 머리, 간, 심장 등에 좋다는 약수다.

햐르가스 노르에서 바양울기 방향으로 두 시간 정도 이동하자 4천m가 넘는 설산이 나타났다. 설산 준봉을 따라 이동한다. 오후에 도착한 홉드솜은 온통 붉은산이다. 화염산을 연상시킨다. 홉드강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한 가지 단점은 모기가 많다는 것이다. 대낮인데도 마구 덤벼든다.

아칙트 노르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이 호수는 옵스 아이막과 바양울기 아이막의 경계다. 울기를 관통하는 강물은 석회석 성분이 많아서 온통 우윳빛이다. 타왕복드올에서 흐르는 물이 울기를 통과한다. 울기에도 시대를 달리하는 돌무지무덤이 즐비하다.

몽골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햐르가스 노르의 물고기 요리

해발 1천700m에 위치한 울기에는 카자흐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족보다 전통을 잘 지키며 살아가는 몽골의 이슬람교도들이 사는 곳이다. 이들은 언어도 다르고 풍습도 다르다.

홉드 아이막, 옵스 아이막, 바양울기 아이막은 몽골 시간보다 1시간 늦다. 유네스코 국제이해원이 주관한 한국-몽골 교사 교류활동으로 2013년 춘천 봉의고등학교에 파견되었던 소에트항 선생님이 살고 있다.

타왕복드올은 몽골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4천377m이다. 타왕복드올은 오지이기 때문에 편한 여행을 하기 위해 요리사와 투바 유목민에게 게르를 쳐달라고 부탁했다. 대부분 서양 여행자들은 텐트를 숙소로 한다. 요리사가 타고 온 포르공에는 우리 여행의 식자재로 공급될 양 한 마리가 있었다. 쳉겔솜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했다. 나무로 만든 다리를 건넜다. 통과료를 냈다. 즐비한 무덤들과 사슴돌 두 개를 보았다. 한 사슴돌에는 사람 얼굴이 새겨져 있다.

타왕복드올에서 흘러내리는 포타니 빙하의 물도 온통 우윳빛이다. 물소리도 우렁찬 걸로 보아 수량도 많다. 포타니 빙하 아래에는 빙퇴석이 폐석더미처럼 쌓여 있다. 국경수비대에 근무하는 군인과 경찰들이 여권을 검사했다. 난로에는 소똥과 말똥이 타고 있다. 풀냄새가 은근하게 퍼진다. 침대가 없기 때문에 매트리스를 깔고 겨울용 침낭에 의지해 잠을 청했다. 포타니 빙하를 가까이에서 보려고 말을 탔다. 왕복 여덟 시간 정도 말을 타야 한다. 하산한 후 유목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투바 유목민 게르를 방문했다. 수태차, 아롤, 으름 등을 대접받았다.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시베트 하이르항올의 바위그림을 보려고 이동했다. 바위그림은 남쪽 방향으로 집중돼 있었고 더러 남동쪽 방향으로도 새겨져 있었다. 말을 타고 집단사냥을 하는 모습도 보였고 사람도 많이 보였다. 양기르, 아르갈리, 뿔이 아주 큰 사슴의 모습도 보였다.

타왕복드올에서 3박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검독수리 사냥꾼을 방문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를 길들여 꿩 사냥을 한다. 몽골에서는 검독수리를 길들여 여우, 늑대 등 큰 동물을 사냥한다. 검독수리 사냥은 몽골에서도 바양울기 아이막이 가장 유명하다. 매년 9월 말에 황금독수리 축제가 개최되기도 한다. 검독수리 둥지에서 어린 새끼를 꺼내 길을 들이며, 사냥 연습을 시킨다. 몇 년 동안 사냥을 한 후 다시 날려 보낸다.

여행 일정이 길면 울기에서 홉스골 호수 쪽으로 여행을 하면 좋다. 일정이 길지 않으면 울기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울란바토르로 돌아오면 된다. <끝>

김경진 (춘천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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