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꽃뱀론’ 이어 ‘펜스룰’까지 등장
‘미투’ 고백으로 성차별적 문화 바뀌어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운동(#MeToo)’을 조롱하거나 희화화하는 등 SNS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7일 미투운동을 희화화하는 듯한 텍스트가 여러 SNS에서 돌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공개된 SNS에는 “한국여인은 손만 잡아도 성추행범으로 신고하는 통에 골치 아파요”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미투운동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드러낸 것이다.

미투에 대한 조롱은 단톡방에서 떠드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을 두고 ‘미투기획’ 발언을 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음모론, 용기를 내어 고백한 피해자들을 ‘꽃뱀’으로 몰아버리는 ‘꽃뱀론’을 비롯해 일부 남성들은 ‘펜스룰’을 지지하는 입장까지 나타내고 있다.

‘펜스룰’이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언급한 규칙으로 “아내 외의 다른 여성과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펜스룰’이 사회에 적용되면 여성 차별·해고·격리 등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일부 언론이 피해자들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MBN은 안 전 지사 사건을 보도하며 피해자 김지은 씨를 안 전 지사의 열혈팬이라 보도했을 뿐 아니라 명백한 성폭력을 성추문 등으로 묘사하며 피해사실을 축소할 우려가 있는 표현을 쓴 경우도 있다고 한겨레가 지난 9일 보도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해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8일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많은 사람들은 촛불이 대한민국을 바꿨다고 말한다”며 “미투운동 불길이 촛불보다 더 세게, 더 넓게, 더 확실히 타올라서 대한민국을 바꾸는 단초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민문정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도 “미투 고백으로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꾸자’고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가해자에 대한 사법처리도 중요하지만, 미투에 참여한 공익제보자들이 다시 자신의 일터에서 굳건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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