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선거구 획정위원회, 기존 선거구 존치 결정…읍·면·동 일부지역 변경
자유한국당, 도의회에서 4인 선거구 쪼개 2인 선거구 시도 움직임

춘천시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안이 지난 12일 확정됐지만 그대로 확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강원도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기존 7개의 기초의원 선거구를 존치하고 읍·면·동 일부 변경을 통해 중대복합선거구를 유지하는 기초의원 선거구 변경안을 확정했다. 법정 시한을 3개월이나 넘긴 뒤늦은 확정이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13일까지 광역의원 선거구를 확정했어야 하는데 지난 5일에서야 광역의원 선거구를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기초의원 선거구 안이 마련돼 오는 20일 강원도의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 될 예정이지만, 획정안이 그대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2인 선거구 안을 주장해 온 상황에서 도의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번 변경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비른미래당·정의당 등 군소정당은 중대선거구안을 요구해왔고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자유한국당이 2인 선거구를 고집해 시민사회와 다른 정당들의 반발에 부닥친 바 있다.

이번 획정안에 따르면, 2인 선거구가 4개소, 3인 선거구가 2개소, 4인 선거구가 1개소인 기존 선거구를 유지하고 읍·면·동 재편을 통해 인구수만 조정됐다. 선거구 획정위원회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현실적으로 “3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획정위원들과 각 당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다만 4인 선거구를 쪼개 2인선거구로 나누는 것은 자유한국당 측이 계속 주장해온 안이라 도의회 최종 확정단계에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인사는 “선거구 획정위원회에서 결정된 안을 도의회가 최종 결정하는 방식은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강원도의회처럼 한 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여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구 변경 안에 따르면, 마 선거구(신북읍·서면·사북면·북산면)를 제외한 6개 선거구는 큰 변화가 있다. 이에 따라 예비후보들은 물론이고 현역의원들조차 주판알을 두드리며 선거구 선택에 눈치를 보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후보들은 자유한국당의 2인 선거구 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김철빈 사무처장은 이번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 “군소정당이 의회에 진입할 기회를 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들의 기초의회 진출을 위해 중대선거구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의당 강선경 본부장은 “어렵게 선거구가 획정됐는데 자유한국당이 2인 선거구를 고집해 도의회에서 결정된다면 정치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런 시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 선거구 확정안에 대한 도의회의 의결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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