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구경’ 기획자 김태경 씨

동해에서 태어나 트럼펫을 들고 대전으로 대학 진학을 했다. 사범대에 입학해 음악교육학을 공부하고 연주활동도 했던 그였다. 그가 했던 일들을 점을 찍어 연결하면 별자리처럼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 있다.

춘천시문화재단 문예진흥팀 김태경(32) 씨의 이야기다. 여러 가지 일을 하던 끝에 전공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자연스레 대전시문화재단으로 입사하게 됐다. 대전에서는 전공을 십분 발휘해 문화예술교육사업을 전담했다. 운 좋게(?)라는 표현을 덧붙이며 살짝 미소 짓는 김태경 씨. 그는 운 좋게 춘천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춘천시문화재단에 발을 디뎌 처음에는 정책기획팀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가을 문예진흥팀으로 옮겨와 ‘춘천구경’을 기획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지역예술가들을 발굴해 최대한 좋은 공연을 만들어 최대한 많은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기획자로서의 김태경 씨의 바람이다. 연주자로 활동했던 기억이 남아 그 누구보다 공연자들과 공감하고 또 그들을 가장 많이 이해하는 그이기도 하다. 악기를 들고 연주를 하고 싶은 갈증이 남아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지금은 좋은 기획을 하고 좋은 공연을 만드는 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느릿느릿. 단어마다 힘주어 신중하게 말하는 김태경 씨지만, ‘춘천구경’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만큼은 유난히 눈이 빛난다.

“지난해까지는 공연을 자주했었다. 지역의 예술인을 발굴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공연을 했었는데 올해는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월 1회로 기획을 바꿨다. 예매율은 높은 편이지만, 그래도 가끔 매진이 되지 않는 공연이 있는데 그럴 때 가장 힘들다.”

좋은 공연이지만 관객들의 선호에 따라 흥행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것이 마음 아프다는 김태경 씨. 1년 치의 공연기획을 위해 일정한 툴을 가지고 라인업을 만든다. 그러면 재단 내부 회의를 거쳐 공연 적정성 여부를 가리고 출연가능 여부를 타진한 다음 ‘춘천구경’으로 무대에 올릴 수 있다. 애써 만든 공연이 흥행이 되지 않을 때 말고는 특별히 힘들지 않다는 김태경 씨.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민들이 아직 춘천시문화재단의 브랜드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춘천시문화재단이 공연자들보다 혹은 공연보다 유명해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춘천시문화재단이 만들어 내는 기획들과 공연들에 ‘춘천시문화재단’이라는 브랜드를 입히고 싶은 게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춘천에서는 기획자로 이제 곧 만 2년을 향해 달려가는 그는 “관객들이 어느 날 ‘그때 그 ‘춘천구경’ 공연 좋았지?’라고 좋은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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