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국어를 즐겁고도 쉽게 배운 비결은 인용구에 있었다. 그리고 외국어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자세도 매우 효과적이었다.

한국인이 한국어를 못한다면 창피할 노릇이지만 외국어를 못한다고 해서 그런 평을 받을 이유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아륀쥐orange’족이라고 자칭하는, 오만과 편견을 가진 자들만이 조롱을 자초할 뿐이다. 언어는 자기가 좋으면 즐기고, 자신과 맞지 않으면 거들떠보지 않아도 되는 취미활동이어야 한다. 만약 이 코너에 소개하는 ‘hip(멋있는, 진보적인, 최신 유행에 정통한)’ 인용구에도 불구하고 영어에 대한 매력을 못 느낀다면, 미안하지만 다른 언어를 찾아보는 게 낫다.

모두가 야구를 할 수 없듯이, 영어도 만인의 연인이 될 수는 없다. 언어는 흥미와 열정이고, 관심과 에너지다. 모국어는 민낯이고 외국어는 화장이다. 자신의 얼굴에 맞지 않는 화장품으로 시간을 들인다 한들 거울 속에는 화장이 뜬 얼굴이 비칠 뿐이다.

이 코너에서는 문법구조를 시각적으로만 보여주고 강의를 하지 않는다. 이른바 넛지(nudge)다. 내가 여태껏 배운 영어나 독일어, 또는 프랑스어는 모두 그렇게 ‘팔꿈치로 살짝 찌르는’ 방식으로 부담 없이 흥미를 따라간 결과물이다. 내가 아는 가장 쉽고 유익한 방법이기도 하다. 몰입을 위한 언어, 자신에게 맞는 언어를 찾는 게 선결조건이다. 나도 중국어와 일본어는 포기했다. 로마인 카토(Cato the Elder, 234-149 B.C.)는 여든 살의 나이에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도 당신이 늦었다고 생각한다면…할 수 없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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