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동 금호아파트 상가 ‘옷가게’


김선주(32) 씨


지난해 맑은 여름날이었다. 매장 입구 옷걸이에 ‘옷가게’의 옷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마치 옷들이 “어서오세요”하고 내게 말을 걸 듯이….

한들한들 손짓하듯 감각 있게 진열돼 있는 여름옷이 한눈에 딱 들어왔다. 내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옷 가격을 물어본다. “어머~ 어쩜 가격도 착한지!” 마음에 드는 옷을 콕콕 짚어가며 아주 친절한 주인장(오른쪽 사진)를 따라 옷가게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매장 안에는 의류 외에도 스카프와 가방뿐만 아니라 주인장의 귀한 보물이 함께 있었다.

한 번은 새롭게 진열된 신상품 옷과 가방이 궁금해서, 또 한 번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주인장의 귀한 보물이 보고 싶어서, 그 다음 또 한 번은 주인장과 차 한 잔 나누고파서 집에 들어가거나 외출할 때마다 가끔씩 퇴계동 금호아파트 상가에 있는 ‘옷가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옷가게’ 문턱을 오고간 지 8개월이 되어가는 지금, 주인장의 귀한 보물은 어린이집에 가고 없으나 한결같이 웃는 얼굴로 편안하게 맞이해주는 주인장을 닮은 옷가지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내겐 즐거운 일과가 되었다.

‘옷가게’의 빛깔들이 주는 다양한 느낌들, 예쁜 드레스의 주름장식과 물결모양이 가져다주는 이어짐이 있는 작은 공간, 찾아오는 손님에 대한 배려있는 코디는 주인장의 사람에 대한 애정과 옷에 대한 관심, 그리고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옷가게’ 방문 횟수가 늘어나면서 서로에 대한 관심도 늘어간다.

여러 벌의 옷 중에서 한 벌의 옷을 선택하고자 하는 지금의 나의 이야기, 또 주인장의 추임새와 관심은 필요한 옷 한 벌을 구입하는 일 이상의 사는 이야기로 흘러가게 된다. 주인장이 옷가게를 경영하며 손님이 좋아하는 옷을 생각하고 코디하고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옷으로 행복을 주고자 하는 모습이 항상 예쁘다.

주인장과 손님이 “좋아해” 하는 아지트로 옷가게를 만들어가는 주인장을 만나러 오늘도 또 옷가게를 찾아가고 싶고 동네장사라 수입이 적어 힘들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오래 금호상가 ‘옷가게’로 스타일을 굳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선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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