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최선아

내면의 갈등 속에서 마음을 다듬어 그림으로 풀어낸다는 김선아 작가

전시 중인 작품들을 미처 철수도 하지 못한 채 이삿짐을 꾸리고 있다. 군인인 남편을 따라 고향인 춘천을 떠나 잠시 포천으로 이사를 간다. 정든 곳을 떠나는 아쉬움도 있지만, 곧 돌아올 예정이기 때문에 춘천에서의 활동은 쉬지 않을 생각이다.

지난해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작품과 신작을 더해 카페 ‘느린시간’에서 ‘길에 서다’ 개인전을 열고 있는 최선아 작가(43). 13점의 작품은 오는 30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막내가 유치원을 들어갔을 무렵이니까 붓을 잡은 지도 어느새 15년이 됐다. 이른 나이에 결혼해 세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면서도 버거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그림. 서숙희 화가에게 사사하며 한국화의 길에 들어 선 한국화가다.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참 좋아했다. 전공은 엄두도 못 내고 이른 결혼을 하며 접어두었던 꿈을 조심스럽게 펼쳐 들었다. 처음 그림을 가르쳐 준 서숙희 화가의 도움으로 춘천민미협 회원으로 들어가 함께 활동하며 지난해엔 춘천문화원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민미협 회원으로 부스전과 단체전을 함께 했다.

그림을 그리면 편안해진다. 마음이 가라앉는 기분이다. 섬세한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마음들이 정돈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림을 통해 마음수양을 하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다보이는 풍경에 마음이 더해져 작품으로 탄생한다. 서면 쪽으로 춘천을 감싸 앉은 산 능선에 안개가 내리고 강가를 둘러 자리한 버드나무 줄기가 강물을 간지럼 태운다.

아직은 자신의 마음을 정화하고 다듬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매일 그림공부를 하다 보니 그림을 통해 누군가에서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것보다는 내 안의 갈등 속에서 마음을 다듬어 그림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이는 그대로 화폭에 옮기는 날도 있지만, 그림 속에서 마음을 엮고 풀어내는 작업을 할 때가 더 많다. 화폭에 담기는 것은 비단 풍경만은 아니다. 그 속에는 마음이 더 많이 들어 앉아 있다.

그림을 그리는 것 그 자체가 공부라는 작가. 작가는 오는 7월에 갤러리툰에서 열릴 예정인 협회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작으로 구성될 이번 전시를 통해 협회활동도 충실히 할 예정이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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