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 희생자 250명을 포함해 교사와 일반탑승객, 승무원 등 모두 304명의 희생자를 낸 2014년 4월16일의 세월호 참사가 올해로 4주기를 맞았다.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한 채 ‘기다려라’는 어른들의 무책임한 말만 믿고 수장된 생때같은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기억의 행사가 춘천에서도 다양하게 개최되었다. 지난 16일에는 ‘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한 ‘세월호 참사 4주년 미사’가 거행되었고 13일부터 16일까지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춘천시민행동’이 주최한 거리홍보, 사진전, 추모공연, 영화상영이 다양한 곳에서 펼쳐졌다.

16일 저녁 7시부터 춘천시청소년수련관 ‘꿈마루’에서 열린 추모공연에는 4·16 참사를 추모하는 노래 가운데 가장 가슴이 아픈 곡으로 평가받는 안치환의 ‘꿈의 소풍을 떠나 부디 행복하여라’라는 곡이 춘천시민연대 노래패 ‘호수를 닮은 사람들’에 의해 불리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야속한 시간만 흘러가고/ 그렁한 눈망울만이/ 저 검은 바다를 응시할 뿐/ 제발 꿈이라면 좋겠어/ 숨죽인 기도의 노래도/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아무 흔적도 없이 흩어져 버려// 기적을 바랬지만 생명을 원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 없는 꽃이여/ 천국이 있다면 천국이 있다면/ 꿈의 소풍을 떠나 그곳에서 부디 행복하여라// 미안해 꿈의 소풍을 떠나 부디 행복하여라// 마지막까지 불렀을 이름/ 엄마… 엄마…/ 다가온 절망의 그림자/ 끝내 오지 않는 삶의 끈이여// 기적을 바랬지만 생명을 원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 없는 꽃이여/ 천국이 있다면 천국이 있다면/ 꿈의 소풍을 떠나 그곳에서 부디 행복하여라// 미안해 꿈의 소풍을 떠나 부디 행복하여라.

추모행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의 눈가엔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눈에도, 노래를 듣는 사람들 눈에도.

4월의 한 편에서는 이렇게 더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겠다는 추모의 행사가 열렸는가 하면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전혀 다른 분위기에 푹 빠진 모습들도 연출되었다. 지난 7일 춘천역 앞에서 하루 저녁 축제에 24억 원의 예산을 쏟아 붓는 등 유사한 행사를 도내 곳곳에서 치렀음은 물론 오는 21일에는 시군별로 자전거 대행진으로 진행하는 ‘평창올림픽 성공개최 기념행사’는 국민적 참사를 완전히 잊은 듯 보인다.

더 한심한 일은 자유한국당과 김진태 의원의 행보다. 김진태 의원의 경우, ‘천문학적 비용’이니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다’와 같은 막말로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찢어놓았던 사람인데 선거에 이기기만 한다면 그렇게 걱정해마지 않았던 천문학적 비용도 감당할 태세다. 지난 1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김 의원과 네 명의 자유한국당 도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레고랜드 사업지연 책임을 물어 최문순 지사를 물러나라 하면서 사업을 차기 지사와 의회로 넘기라 했다.

보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사업추진이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약 2천5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은 즉시 중단하라 했어야 옳다. 애초에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부모로서의 공감능력이 전혀 없는 듯 행동한 정치인이라 기대도 안 했지만 그의 관심에는 오로지 선거 승리만 있는 듯해서 씁쓸하기 그지없다. 이런 식의 사고를 하는 정치인들에게 정말 이번 지방선거에서 춘천의 미래를 맡겨도 될까?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