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연희단체 ‘땅울림’

화사하던 벚꽃 잎이 하나둘 떨어져간 자리는 초록빛 이파리가 대신했다. 바람결에 날아든 라일락 향기는 따가운 햇살에 일그러진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김밥 한 줄 챙겨들고 나들이라도 가야 하나 싶은 마음을 잠시 접어 두고 제2회 춘천마을농악풍물 한마당 대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 중인 전통연희단체 ‘땅울림’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 풍물시장 상설공연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땅울림’은 2000년도에 시작한 봉사단체로서 2007년부터 지금은 제2대 대표인 최미선(52) 씨<사진>가 맡아 지금까지 이끌어 오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강원도로부터 전문단체 승인을 받을 만큼 단원들의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이 단체가 탄탄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의 하나가 바로 66년생인 최미선 대표다. 작은 키에 다부져 보이는 그녀는 원래 간호사였다. 고향은 대전이지만 부산에서 학교를 다닌 후 병원생활을 하다가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춘천으로 왔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놀이(꼭두각시 놀음) 이수자기도 하다. 최 대표는 대학교 동아리에서 사물놀이를 했던 인연으로 지금은 세명대 국악대학원에서 국악을 전공할 정도로 풍물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갖고 있다. 그러하기에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일환으로 천전초와 금산초에서 예술강사로도 활동하며, 사암리 문화마을공동체 만들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2016년 10월 21일, 춘천문화예술회관 정기공연.

남부시장 2층에 있는 ‘땅울림’ 사무실. 매주 수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여섯 시간에 걸쳐 연습을 한다. 50대 초반에서 70대 초반의 나이로 구성된 단원들은 5명의 사물놀이팀과 8명의 시니어예술단 무용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만난 사물놀이 단원 김경숙(51) 씨는 봉사활동에 참여한 지 10년이 넘었다고 한다.

공연일정이 잡히고 강훈련에 돌입하면 몸은 지치고 힘들지만, 신명나게 한판 놀고 난 후 뜨겁게 환호하는 관객들로부터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 그만 둘 수 없는 이유다. 무용팀 연습은 다른 공간에서 이루어져 만날 수 없었지만, 열정 넘치는 대표와 활기차고 의욕 넘치는 단원들의 모습은 어느 공연장에서 만나게 될 그들의 모습을 그려보기에 충분하다. 나도 모르게 어깨춤을 들썩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박자를 맞추고 있으리다.

풍물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한다고 하니 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즐거움으로 가득 채우고 싶은 사람들은 ‘땅울림’의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보길 권한다.

 

 

 

김남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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