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퍼포머 이종환 씨

지난 17일 열린 사단법인 문화강대국의 사례 공유회.

무대에 오른 한 남자가 온몸으로 ‘반짝반짝’을 표현한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몸놀림. 그저 손으로 깜빡깜빡 표현하던 관객들은 그의 과한 몸짓에 호응으로 화답했다.

올해로 6년째 문화강대국에서 교육2팀장으로서 장애인 예술교육을 맡고 있는 댄스퍼포머 이종환(35) 씨. 어려서부터 춤을 좋아해 춤판에서 잔뼈가 굵었다. 하지만 전업 댄서의 길은 생각지도 못했던 그였다. 미용사로 활동하면서 춤은 취미로 즐겼다. 가끔 무대가 마련되면 기꺼이 달려가 춤을 췄다. 미용사가 된 지 10년. 그 바닥에서 베테랑이 될 무렵 문화강대국을 만나 과감히 댄서의 길로 들어섰다.

“우연히 미용실에 손님으로 왔던 선배를 만나 ‘도와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그땐 그게 짐을 옮기는 정도의 일인 줄 알았는데, 선배가 부른 장소가 바로 문화강대국 연습실이었다. ‘아! 춤을 추라는 거구나’ 하던 일을 놓고 댄서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하나만은 분명했다.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바로 이 길이라는 것.”

2012년 문화강대국의 멤버로 합류해 어느새 7년차. 정식 데뷔도 문화강대국을 통해서였다. 단 한순간도 후회는 없었다. 춤을 출 수 있다는 그 자체가 기뻤고, 예술지도자로 장애인을 만나거나 취약계층을 만나 함께 나누는 시간들이 행복했다.

특히 비장애인이 가진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그들의 창의력에 흠뻑 취했다. 안무가로 활동하며 늘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것을 그들을 만나면서 찾았다. 같은 것을 보며 다르게 표현하는 사람들. 교육자와 학생의 관계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경계를 풀어내고 ‘함께’가 됐다. ‘모르는 것’을 그들에게 묻고, 그것을 안무에 적용한다. ‘마임댄스’를 주로 안무하고 춤으로 선보이는 그는 춤 속에 스토리를 담고 싶다. 창의력은 필수인데, 고정관념이 스스로를 괴롭혔다. 그때마다 장애인들의 번뜩이는 재치와 아이디어에서 팁을 얻는다.

온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 그들이 장애인이어서 힘들었던 적은 없다. 그저 각자의 개성이었고, 나와 조금 더 잘 맞거나 그렇지 않은 것뿐이었다.

예술을 통해 경계가 없는 사회를 만들고, 관객과 공연자의 벽을 허물어 그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찾아오는 공연이 아닌 찾아가는 공연을 하고 싶은 그다. ‘내 옆에도 예술이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다.
문화강대국의 모토처럼 그도 ‘모두와 함께 즐겁게’ 활동하는 게 꿈이다. 올해는 교육사업과 문화강대국 공연에 집중할 예정이지만, 언젠가는 그가 이끌고 있는 댄스팀 ‘본떼’의 단독콘서트를 하고 싶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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