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 “완전한 비핵화” · “올해 안 종전선언” 합의
전 국민, 감동과 환희의 물결…세계 각국 한반도에 주목

서울에서 판문점(板門店)까지 54km. 승용차로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짧은 거리지만, 남과 북에는 마치 억겁의 세월과도 같이 길게만 느껴졌다.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1976)과 제네바합의(1994), 고 정주영 회장의 소떼방북(1998) 및 금강산관광 개시(1998)와 1차 남북정상회담(2000), 개성공단 가동(2004)과 1차 핵실험(2006), 2차 남북정상회담(2007)과 연평도 포격(2010), 그리고 4차 핵실험(2016)과 판문점 3차 남북정상회담….

남과 북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때로는 증오와 분노로, 때로는 기대와 환희로 보낸 65년 세월이었다. 2000년 평양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한민족이라는 동질감을 확인했고, 2007년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고 평화가 정착하리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상황은 다시 파국으로 치달았다. 금강산관광 중단, 개성공단 폐쇄, 북한의 추가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갈등이 다시 고조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의 서슬 퍼런 말 폭탄에 한반도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불과 6개월 전의 일이었다.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했던 남북대화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북한의 전격적인 올림픽 참가 선언에 뒤이은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북한 응원단 및 태권도 공연단 파견, 북한예술단 공연 등 2월 한 달 동안 평창은 평화와 동의어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불이 붙은 남북화해 국면은 남측 공연단의 평양공연 ‘봄이 온다’를 통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고, 마침내 4·27 정상회담으로 온 국민은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다.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하고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 마음을 합치고 의지를 모아 좋게 나가지 않겠나 생각도 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쪽에서 100미터를 걸어왔다.” 김정은 위원장의 인사말에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한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어야 한다”고 화답했다.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 4월 27일의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할 역사 이래 가장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제 남은 것은 평화를 위한 남과 북의 성실하고 진정성 있는 행동이다. 물론 북미정상회담이 관건이다. 올 한 해 전 세계의 눈이 한반도를 주목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처럼 “가을이 왔다”며 온 국민이 환호할 그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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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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