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돈선 시인과 함께 걷는 ‘한강수야’

지난달 28일 오후 2시 양평 용문사 입구에 40여명의 사람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한강수야’ 1박2일 모임은 그야말로 대성황을 이루었다.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직후에 있었던 모임이라 그 의미가 더욱 컸다.

첫날은 용문사 경내와 명물인 큰 은행나무도 보고 산모퉁이 펜션에서 1박을 하며 만찬과 함께 서양화가 백중기 화백의 그림 이야기를 들었다. 둘째 날은 경기도 해양수산연구소를 방문해 한강에 서식하는 민물고기에 대해 알아보고 재래시장 구경을 한 후 한강을 바라다보며 민물고기 매운탕을 함께 먹었다. 이어서 양평 어울림미술관을 방문해 지역작가들을 만나 작품들을 감상하고 해산했다.

 

 

 

 

 


‘한강수야’는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각 지역을 탐사하며 사계절 강물과 산과 길, 나무, 마을 풍경을 사진과 그림, 시로 담는다. 또,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나 설화 등을 들으며, 그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만난다.

2016년 3월 5일 한강 발원지인 태백 검룡소 탐사를 시작으로 지난달 양평 용문사까지 한강 물줄기를 따라 걷는 데 꼬박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여정의 중심에는 최돈선 시인이 있다. 최돈선 시인은 행복한 한강 사람으로서 강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넉넉하고 여유롭고 친절하게 함께 걷자며 회원들을 이끌어왔다.

‘한강수야’ 회원들은 춘천을 중심으로 전국에 흩어져있다. 러시아와 호주, 미국에서까지 일부러 시간을 내 찾아오는 열성회원들도 있다. ‘한강수야’ 회원들은 모두가 친구다. 친구를 비난하거나 곤경에 빠뜨리지 않는다. 서로에게 친절하고 예의를 지키며 공손하다. ‘한강수야’는 누구도 가르치지 않는다. ‘한강수야’는 저절로 자신을 성찰한다.

 

3년 차인 올해가 ‘한강수야’ 마지막 해다. 올가을에는 한강이 바다로 흘러가는 강화도에서 해단식을 갖는다. 그동안 페이스북 ‘한강수야’ 페이지에 남겨진 방대한 글과 사진기록들을 1천800여 쪽 8권의 책으로 만들어 남겼고, 해단식까지 추가 기록들 역시 책으로 남길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기록들을 그림과 사진, 시화, 조각, 공예 등으로 남겨 서울 강남의 ‘스페이스 22’에서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한강의 발원지이자 ‘한강수야’ 탐사의 시작지인 태백 검룡소에서 최돈선 시인의 시를 배일동 명창이 부른 ‘한강수야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박백광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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