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산나물을 채취하는 계절이면 독초 구분법에 곰취와 동의나물은 단골 메뉴가 된다. 나물 채취라는 말은 야생화 애호가들이 꺼리는 단어이기도 하다. 야생화 해설을 하면서 나물로 먹느니 약효가 어떠니 하면 남획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곰취와 동의나물을 실제로 보면 잎의 광택, 두께, 향 등으로 구분이 가능하지만, 초보자가 사진 상으로 구분하기는 꽤 힘들다. 어쨌든 동의나물은 아네모닌(anemonine)이라는 독성분을 갖고 있으니 함부로 채취할 일은 못된다.

2018년 4월 평창 청태산의 동의나물. 사진=배임정

동의나물이라는 이름은 《조선식물향명집》(1937)에서 최초로 발견된다. 독성이 있다고 ‘독의나물’이라 한 것이 ‘동의나물’이 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독성이 있는 나물이 다양한데 유독 동의나물에만 독이란 말을 붙였을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또한, ‘독’이 ‘동’으로 발음되기 쉽지도 않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우철의 《한국 식물명의 유래》(2005) 등에 따르면 (물)동이에서 유래했다는 견해가 있는데, 심장 모양의 잎을 오므리면 (물)동이처럼 물을 길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잎의 모양이 실제 그러하고 박만규의 《우리나라 식물명감》(1949)에서 ‘동이나물’이라고 기재된 점 등을 보면 상당히 타당해 보이는 주장이라 여기에 무게를 싣고 싶다.

북한에서는 ‘알가지’라고 하며, 중국명은 ‘려제초(驴蹄草, lǘtícǎo)’로 잎 모양이 당나귀의 발굽을 닮았다는 뜻이고, 일본명 ‘류-킨카(立金花, リュウキンカ)’는 노란색 꽃을 피우는 식물이라는 뜻이다. 속명 Caltha(칼다)는 강한 냄새가 나는 노란 꽃에 대한 라틴명인데, calathos(잔)에서 전용되었다. 종소명 palustris(플라우스트리스)는 ‘습지에 사는’이라는 뜻을 지녔는데, 자라는 서식처와 관련되어 있어 학명을 보면 꽃의 특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가 있다.

최동기 (식물애호가)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