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가 지난 2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올해 적용할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고시했다. 《춘천사람들》은 지난해 1월 말 기준 춘천시내 전체 138개 아파트단지 6만1천926세대 중 주요 아파트 30여개 단지의 공시가격과 실거래 가격을 분석한 결과, 공시가격의 편차가 너무 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시가격은 시민의 부담인 세금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에 무엇보다 형평성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춘천시 아파트에 산정된 공시가격은 일부 단지간 편차가 3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시가격과 실거래가를 단순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반드시 개별공시가격을 확인해야 한다. 이에 공시가격이 서민가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실거래가 반영률은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너무 높아…“실제 매매 거의 없어 거품 많다”
아파트마다 공시가격 적용률도 들쑥날쑥

아파트 공시가격, 최근 3년간 최고 32.6% 상승


지난 2일 춘천시가 공개한 올해 개별 주택가격 결정·공시에 따르면 춘천시 아파트 공시가격은 최근 3년간 최고 32.6%가 상승했다. 연평균 10% 넘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것은 실거래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춘천시 아파트 가격이 최근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반증이다.

《춘천사람들》이 관내 30개 주요 아파트 단지의 공시가격을 조사한 결과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인 포스코더샾의 3년간 상승률 7.06%와 두 번째로 낮은 상승률을 보인 신사우동 롯데인벤스 7.17%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단지가 최소 11.53%부터 32.6%까지 공시가격이 올라 전체 아파트의 3년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은 18.8%에 이르렀다.<표>

가장 높은 공시가격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는 후평3동 현대3차아파트로 무려 32.6%가 상승했다. 1990년 준공돼 30년이 다돼가는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이렇게 상승할 만한 요인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아파트는 2002년 준공된 퇴계동 주공6차아파트로 30.97%, 세 번째는 1990년 준공된 온의금호1차아파트로 28.43%의 상승률을 보였다. 대부분 건축된 지 오래된 아파트와 상대적으로 작은 평수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서민의 세금부담만 가중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아파트 가격 상승폭의 심각성을 대변해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개별주택 공시가격 공개대상은 개별주택 2만6천520채, 공동주택 6만5천채로 올해 1월 1일 기준 가격이다. 공시내용은 주택별 지번과 가격, 용도와 면적이다.

공시가격도 문제지만 실제 가격 더 문제

공시가격도 심각하지만 실제 매매가격의 상승과 매각 희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돼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근화동 부동산 중계업소에서 만난 한 공인중계사는 “공시가격도 문제지만 실제 아파트 가격은 더욱 큰 문제”라며 “일부지만 전용면적 기준 평당 1천500백만원에 이르는 호가가 형성돼 있다. 문제는 실제 매매가 이루어지지는 않으면서 가격만 높아진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공인중계사는 “이미 수도권에서 나타나는 역전세난이 춘천에서도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중계사는 “강남동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 39평형은 최소 4억원에서 최고 4억5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지만 실제 매매는 거의 없다”며 거품이 있음을 인정했다.

부동산 중계업소 관계자들이 밝힌 주요 아파트 단지의 호가는 근화동 신성미소지음 59.92㎡형이 공시가격 1억4천만원에 매각 희망가격 2억3천만원, 거두리 호반베르디움은 공시가격 2억5천2백만원에 매각 희망가격은 3억5천만원으로 공시가격에 비해 1억원 정도 높게 호가가 형성됐다. 《춘천사람들》이 춘천시내 주요 아파트 단지 35개소의 5월 고시 공시가격과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실거래가 시스템’의 지난 4월 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표>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반영률이 최소 60.7%~96.7%로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나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격이 높으면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 하기에 거래가격 대비 공시가격이 높은 아파트 단지들에서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 편차 심해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의 편차가 심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춘천사람들》이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된 지난달 춘천시내 공동주택 실거래가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은 최소 60.7%~96.7%로 그 편차가 36.7%에 이르렀다. 일부 아파트가 다른 아파트에 비해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이 높은 아파트가 건설된 지 오래된 서민 아파트에서 높게 나타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거래가 대비 공시가격이 가장 높게 고시된 온의동 금호1차아파트는 1990년에 건설된 전용면적 72.24㎡인 중소형 아파트고, 81.4%로 두 번째로 높은 공시가격률을 보인 우두동 강변코아루 84.87㎡형은 2007년에 건설된 아파트다. 비교적 공시가격 반영률이 낮았던 후평동 세경2·3·4차 아파트는 재건축 시기에 도달한 소형아파트였다. 반면에 2015년에 입주한 중대형 아파트인 강남동 롯데캐슬(99.63㎡)은 공시가격 적용율이 63.7%에 지나지 않았다. 2014년 입주한 효자동 현진에버빌3차(84.95㎡)의 공시가격 적용율도 66.8%로 70%를 넘지 않았고, 2007년에 입주한 근화동 신성미소지움아파트도 공시가격 적용률이 62.5%에 그쳐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실거래가 거품에 세 부담만 우려

올해 공시가격을 분석해보면 실거래가에 거품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춘천경실련 권용범 사무처장은 “아파트 실거래가에 거품이 없는지 면밀히 판단해봐야 한다.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된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정확한 가격이라고 볼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한두 곳 거래된 것을 적정가격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춘천시 아파트 가격은 거품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런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적용하면 세금부담만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권 처장은 “편차가 심한 공시가격이 더 큰 문제”라며 “일부 아파트는 실거래가 상승률보다 공시지가가 떨어진 단지가 있고, 공시가격이 실거래가 상승폭보다 오히려 높게 책정된 측면도 있다. 단지별로 세 부담에서 특혜가 있을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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