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당 1초 꼴, 시니어들에겐 부담…신호 중간엔 건너기 힘들어
춘천경찰서, “규정에 어긋난 부분은 없어”

춘천에서 유독 짧은 횡단보도 녹색 점멸신호가 보행자들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춘천사람들》 조사결과, 많은 횡단보도 신호등이 건장한 20대 성인 남성이 건너기에도 상당히 빠듯한 시간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노인, 여성,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사고 위험성은 더할 수밖에 없다.

퇴계동 남춘천역 사거리 6차선 도로에 놓인 횡단보도 신호등의 녹색 신호시간은 25초, 시에서 거리가 가장 긴 석사동 부영아파트 앞 8차선 도로 횡단보도는 28초였다. 다른 보도를 살펴보면 중앙로터리 인성병원 앞 4차선 도로 횡단보도는 21초, 후평동 보안사거리 3차선 도로 횡단보도는 19초로 조사됐다. 통상 1차선당 평균 3.6m의 폭임을 감안했을 때 1초당 1m씩 걸어야 하는 구간도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규정에 명시되어 있는 신호등 설치 매뉴얼에 따르면 횡단보도 길이 1m당 1초에 여유시간(4~7초)을 고려하여 추가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이외의 나머지 추가시간은 설치업체나 경찰의 재량에 달려 있다.

시민 박순례(76·여·조운동) 씨는 “횡단보도 시간이 너무 짧아 녹색불을 보고 바로 출발해도 중간쯤 되면 빨간불로 바뀌어버린다”며 “나이 많은 사람들이 건너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 박민우(26) 씨 역시 “통학을 하며 매일 춘천역을 걸어다니는데 명동 거리 신호등이 빠르게 걷거나 뛰지 않으면 빨간불로 바뀌어 버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씨는 “체감상 짧은 곳은 10초도 채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서울보다 녹색불 점멸시간이 훨씬 짧은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춘천경찰서 교통관리계 관계자는 “규정에 어긋난 부분은 없다”면서도 “뒤늦게 초록신호를 보고 들어오는 사람에겐 촉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로변 3차로 이상 도로들 중에 녹색불 점멸시간이 타이트하다는 불만이 일고 있으나 추가적으로 부여하는 여유시간이 짧은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신호연동구간 같은 경우는 한 곳을 바꾸게 되면 전체가 다 조정되어야 하고 차량소통 문제 역시도 고려해야 한다”며 신호시간 조정의 어려운 점을 설명한 뒤 “여건이 되는대로 큰 길 교차로에는 섬 모양의 시설인 교통섬을 설치, 횡단거리를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태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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