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후보 굳히기 속 정창수 후보, “막판 역전”
남북관계·지역대결 구도가 변수…레고랜드 문제로 난타전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후 처음으로 자치단체장 선거가 열린 1995년 6·27 지방선거를 통해 제1회 민선 강원도지사가 선출된 지 23년이 지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춘천 출신 3선 강원도지사가 탄생할지 관심이 높다.

선거운동에 열중인 최문순 후보와 정창수 후보. 사진출처=최문순·정창수 페이스북

2010년 6월 10일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이광재 전 도지사가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 받아 이듬해 4월 27일 실시된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통해 처음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도지사 후보는 3선 도전에 나서면서 “강하고 원대하게 강원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후보에 맞서 한국관광공사 전 사장을 역임한 자유한국당 정창수 후보는 “일하는 도지사”,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다.

선거 초반 분위기는 최 후보에게 기울었다는 평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최 후보는 정창수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최 후보는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적극 활용해 평화도지사로서 8대 약속을 제시했다. 여론의 흐름 상 최 후보가 레고랜드 악재만 잘 돌파하면 3선에 무리가 없다는 전망이다. 춘천 유권자들 중 최 후보에게 우호적인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레고랜드 사업 추진 때문에 적극적인 지지를 유보하고 않지만, 지역출신이라는 이점과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지난선거의 득표율인 59.97%는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 강원도지사 투표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대 선거결과 재구성. 통합진보당 이승재 후보가 전체 2.05%(15,774표)의 득표를 하였으나 표에는 넣지 않음. 

악재라면 7년째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레고랜드다. 최근 정창수 후보가 레고랜드 실정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 후보가 정상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그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춘천시민단체네트워크와 레고랜드 시민검증단이 그 이틀 전인 28일에 있었던 KBS 토론회에서 최 후보가 밝힌 레고랜드 사업 지연사유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성명을 발표한 것도 최 후보에겐 부담이다.

정창수 후보는 거리 현수막의 많은 부분을 “7년 무능 레고랜드 최문순 후보가 책임져라”는 문구로 내걸어 최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또, 최 후보의 슬로건인 “소득 2배 행복 2배”에 대해 “정말 되셨습니까?”라고 물으며 실정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전) 국토해양부 1차관, (전) 한국관광공사사장,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 조직 장악력과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는 도지사가 되겠다. 방문자 경제를 통한 기업경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룩하겠다”며 막판 역전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정가에서는 정 후보가 두 번의 TV 토론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피력하고 있어 쉽지 않은 선거가 될 전망이다. 


지난 지방선거, 최문순 후보 1.59% 차 승리

과거 선거결과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2014년 실시된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최문순 후보는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와 불과 1.59% 차이의 살얼음판 승부를 벌인 바 있다.

도내 18개 시·군 중 최문순 후보가 8개 시·군에서 승리하고, 최흥집 후보가 10개 시·군에서 승리했다. 최문순 후보는 낙선의 문턱에서 춘천의 몰표로 당선이 된 바 있다. 역대선거에서 도내 표심은 춘천과 원주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시·군에서 보수성향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최문순 후보는 18개 시·군 중 춘천, 원주, 속초, 정선, 인제, 홍천, 화천, 양구 등 영서북부와 중부 8개 시군에서 승리하고, 강릉, 동해, 삼척, 태백, 영월, 평창, 횡성, 양양, 고성, 철원 등 10개 시·군에서는 최흥집 후보에게 졌다. 전체 득표율에서는 불과 1.59% 차이의 살얼음판 승부를 펼쳤다. 영동권 6개 시·군에서는 속초에서만 승리했을 뿐 5개 시·군에서 최흥집 후보에 뒤졌고, 중부권에서도 원주와 정선에서만 승리했다. 지난 선거의 결정적인 승부처는 춘천이었다. 최 후보는 춘천에서만 2만7천721표를 이겨 전체에서 앞선 득표수 1만2천137표의 두 배를 훌쩍 넘게 이겨 승리했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역대 ‘영동 VS 영서’의 대결형태를 보여왔다. 정권이 바뀌고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어떻게 표심이 나타날지 관심사로 보인다. 최근의 남북해빙 무드가 접경지역이 몰려있는 도민들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 춘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3선 도지사가 탄생하게 될지가 춘천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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