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고 학생들, 군자리 레미콘 공장 건립 반대활동 펼쳐
“대형트럭 통행으로 사고발생 위험 크다” 주장

푸르른 나무와 산들로 둘러싸인 도로, 새술막길에 노랗고 빨간 플래카드가 바람에 나부낀다. 도로 옆 풀숲에는 ‘레미콘공장 예정 부지’라고 쓰여 있는 플래카드가 있고, 길가에는 ‘레미콘공장 불허가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있다. 두 플래카드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법원 로고가 그려진 승합차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판사로 보이는 중절모를 쓴 중년남성 이 승합차에서 내려 플래카드 사이로 다가간다.

왼쪽부터 오윤재·김동휘·강현호 학생과 회색 중절모를 쓴 판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5월 23일 군자리 480 일대 레미콘 공장건립에 관한 ‘공장건축 불허가 처분 취소’(사건번호 2016구합51830)소송 5차 변론으로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참관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전인고 학생들이 나와 있었다. 전인고 학생들은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레미콘 공장 건립을 반대하는 사회참여 활동을 진행 중이다.

현장검증 당일 학생들은 활동의 일환으로 피켓과 대자보를 들고 현장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대자보를 들고 있던 김동휘(전인고 2) 군은 인터뷰에서 “레미콘 공장이 건립되면 대형차량의 통행이 증가할 텐데, 길이 학교와 인접해 있어 소음과 먼지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은 물론 건강한 생활을 침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전인고는 공장건립 시 대형차량이 통행할 새술막길과 맞닿아 있으며, 본관과 길은 약 7m 정도 떨어져있다. 또한, 이 새술막길은 전인고 구성원들의 휴식을 위한 산책로 코스에 해당한다. 하지만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어 산책을 다니는 학생들이 차를 피해 다닐 뿐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통행이 잦은 도로에 대형차량 통행이 증가하면 사고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전인고 학생들의 주장이다.

현재 레미콘 공장 건립은 시에서 불허가처분을 내렸다. 이에 토지 소유주인 김아무개 씨는 춘천시를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춘천시는 공장건립 예정부지가 축사 밀집지역이자 상수도 미공급 지역으로서 공장건립 시 대형차량의 통행증가로 소음과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축산업과 지역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공장건립을 불허했다.

김씨는 소음과 진동에 대한 대책으로 마을 내 길을 통행하는 대형차량이 시속 30km 이하로 통행하도록 권고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김씨의 대책이 실제 지켜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학생들의 건강 및 학습권과 직결된 레미콘 공장 건립여부를 결정하는 이번 재판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인우·이자민 청소년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