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의 달’ 6월에 만난 젊은이들

2016년 겨울, 춘천의 한 대학교 강의실에서 시작되었다. 학군사관(ROTC : Reserve Officers’Training Corps) 후보생이자 예비장교인 학생에게 걱정이 돼 조언을 했다. 미군 군무원으로 취직이 된 선배처럼 그 후보생에게 군복무 후 미 군무원 지원을 해보라고 했었던 것이다. 또렷하게 들려 온 대답! “저는 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 애국심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기자에게 먹먹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 애국심이 발아되어 2018년 강원대에 재학 중인 젊은이들에게 물었다.

앞줄 왼쪽부터 최용준·박진영·최은아, 뒷줄 왼쪽부터 이석희·김영일 학생.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중학생 때 입국해 국제무역학과 3학년인 최은아 학생, 컴퓨터정보통신학과 3학년에 재학하며 무역을 배울 결심을 한 김민석·장현 학생, 여행을 좋아하며 외국기업에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국제무역학과 3학년 김영일 학생, 미국 텍사스에서 유학 후 대기업에서 장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영어영문학과 4학년 박진영 학생, ROTC 지원 후 오는 8월 최종 결과 기다리고 있는 국제무역학과 2학년 이석희·최용준 학생. 모두 혈기왕성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다.

재학 중 성년이 되는 대학생들에게 요즘 최대 관심사를 물었다. 성숙한 국민으로 성장하기 위해 학생으로서 첫 길을 선택한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대한민국이 과연 뜨는 곳, 핫 플레이스인가?

[은아] 일자리 창출이요. 그리고 청년 실업자 증가에 대해서도 조금 눈여겨보고 있어요. 어떤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나는지, 어떤 직업이 메리트가 없는지 등이요. 현재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을 많이 보잖아요. 어렵게 스펙을 쌓은, 많은 청년들에게 최선의 결과가 똑같이 공무원이라는 것이 이해가 안 가서요. 대학에서 배운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가 창출되었으면 좋겠어요.

[민석] 3학년이라 취업준비와 학점관리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졸업 후 진정으로 일하고 싶은 분야로 취직하고 싶거든요. 게임과 보안 관련 분야로 취업을 원하고 있어요. 컴퓨터정보통신학과가 소프트웨어 쪽인데 게임·보안 둘 다 소프트웨어에 속하기 때문에 전공을 살릴 수 있어요. 그래서 학점관리를 통해 좋은 성적의 결과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장현] 저도 취업난과 취업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전공 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선배님들 취업자료들을 보며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데, 한국은 아직 해외축구에 대한 서비스 시스템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관련 어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분야에 취업하고 싶습니다. 전공과 스포츠 분야 협업으로요.

[영일] 여행과 외국을 좋아하는 저에게 요즘 핫 이슈는 국비장학생 프로그램(AIMS : ASEAN International Mobility for Students)입니다. 베트남으로 교환학생 신청을 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용준] 6·13 지방선거에 관심이 큽니다. 작은 군 지역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선거결과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지거든요.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제 삶이 달라집니다. 나의 일이어서 고향으로 내려가 투표할 겁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바람이 최대한 반영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내 일을 대신해 내일(future)을 만드는 분들이기에 적어도 전과기록은 없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공정한 선거문화를 통해 정직한 나라에서 살고 싶거든요. 아주 강력하게!

[석희] 북미정상회담이 현재 나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뿌리를 찾아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작이 통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것으로 강원도에서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열심히 나라를 지키는 훈련을 받고 싶습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교류를 통해 삶의 범위가 확대될 것이고, 또 누가 압니까? 북한 여성과 결혼하게 될지.(하하하)

학생들은 최대 화두인 성적과 취업, 일자리 문제를 언급하며 전공을 살릴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 창출, 다른 분야와 협업할 수 있는 다양성의 기회, 내일(future)의 영향력을 만드는 공정한 희망정치, 뿌리를 찾아 삶의 범위가 확대될 통일을 찾고 있다. 잘 안 되고 있어 그 문제로 힘들지만 대안을 이야기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저런 준비로 국민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선택한 젊은이들에게 국가란 무엇인지 물었다.

[진영] 국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국가에서 살아가며 동일한 문화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란 사람을 정의하려면 대단한 영향을 미치는 뿌리, 대한민국에서부터 시작해야겠지요.

[장현] 외부세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내적으로는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촛불집회를 통해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것을 직접 보았습니다. 당시에 군복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직접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국가를 위해 나서는 용기 있는 국민들이 많아 놀랐어요. 그리고 반대하는 입장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영일] 오래 못 봐도, 오랜만에 보더라도 반가운 사람처럼 국가는 친구입니다. 외국인과 의사소통하는 것보다 한국인 친구와 있을 때가 편안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소통이 잘 되는 친숙한 친구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여유와 자유가 있는 외국이 더 좋기도 합니다. 영어가 힘들어서 영어권에서 태어났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들거든요. 친숙하고 편안해서 좋은데, 도움이 되고 자유를 주는 외국이 좋아지기도 하니 대한민국에게 미안한 거죠?(웃음) 그런데 고쳤으면 하는 친구의 모습도 있습니다.

혈연, 지연, 학연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받는 투명한 사회로 변해가면 좋겠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없어졌으면 합니다. 당보다 국민이라는 큰 그림을 보며 희생정신을 갖추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문화가 대학수업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캠퍼스에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훈련받지 못하면 다양함을 갖춘 건강한 국가가 될 수 있을까요?

[석희] 저는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한국에서 태어나고 싶어요. 가족이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인연이 맺어진 거대한 관계인 국가는 저에게 가족과 같은 개념입니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인 한국에 태어났지만 나의 소중한 관계를 지킬 수 있는 아들이자 친구, 대한민국의 학생이고 싶습니다. 안전 불감증의 국민이 되기보다 지킬 수 있는 준비를 하고자 ROTC에 지원했습니다.

[은아] 비가 오더라도 막아줄 수 있고 태풍이 불어도 피할 수 있는 벽돌집 같은 곳이요. 그런데 대한민국은 지금 그런 역할을 잘 못하고 있어요. 4년 동안 대학교에서 배우고 취직이 안 된다면 우린 대한민국에서 무엇을 한 걸까요?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채워지는 벽돌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민석] 저의 전공으로 접근해 보자면 컴퓨터와 비슷한 것 같아요. 컴퓨터는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이나 부족한 일을 대신 해결하잖아요. 국가에 국민이 존재하고 그 국민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망가지면 고치듯이 국가도 국민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가족을, 그리고 국민을 지켜주는 것이 국가다. 여러 문제들을 안고 있기도 하지만 소중한 대한민국이기에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젊은이들. 10년 뒤에 무엇을 해낼지 기대되는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가능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느냐는 질문에 저마다 거침없이 소신껏 목소리를 내는 이들.

[영일] 지키기보다는 준비 중입니다. 아니 현재는 보호받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잘 커서 외국에서 근무하고 싶고, 있는 그 자리에서 성실히 근무하며 한국을 알리고 싶어요. K-POP, 김치, 외국여행 할 때 같이 사진 찍는 것 등 다양하게 한국 문화와 사람을 알리고 싶습니다.

[은아]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야 하지 않을까요? 학자금대출 같은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있어요. 지금은 지키기보다는 같이 커가는 중이라 생각해요.

[장현] 저도 국가에 대한 관심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공약에 책임을 지는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민석] 학생으로서 학업에 열중하는 것과 투표요!

[용준] 국가가 곧 ‘나’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위기가 내 문제이기 때문에 지난해 대통령선거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삶의 모습이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 이해해 가며 풀어가는 자세로 지켜야 합니다.

[진영] 저도 한 명 한 명의 촛불이 모여 큰 변화를 이뤄낸 시점부터 춘천으로 주소지를 옮겨 투표를 하고 있어요. 내 생각을 가장 잘 전달할 방법이라 생각하거든요.

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청년들인가? 과거 ‘그 어려운 길을 걸었던’ 호국선열들을 기리는 보훈의 달 6월이다. 다른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예비장교, 이런저런 모습으로 있는 자리에서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며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2018년에 만난 젊은이들!

이들이 지켜내는 대한민국이 우리들의 뜨는 곳, 핫 플레이스이다. 매순간 대한민국의 국민다운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은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번주에는 6·12 북미정상회담, 6·13 지방선거 등 국내외적으로 굵직한 이벤트가 있다. 애국에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을 더하면 호국이 된다. 희망의 표를 줬으면 싹을 틔워주기를 바란다. 신뢰할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애국심이 뭔데요? 그런 건 왜 군인만 해야 합니까? 아이와 노인과 미인은 보호해야 한다는 믿음, 길거리에서 담배 피는 ‘고딩’들을 보면 무섭긴 하지만 한 소리 할 수 있는 용기, 관자놀이에 총구가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상식, 그래서 지켜지는 군인의 명예. 내가 생각하는 애국심은 그런 겁니다.” - 드라마 ‘태양의 후예’ 중에서

당신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사랑하고 지키고 있는가?

 

 

 

백종례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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