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강대국, 강풍에 쓰러진 갈참나무 위해 추모공연
‘소원나무’라 불린 수령 300년 된 춘천 보호수

지난달 17일. 초여름 비가 장맛비처럼 내리고 강풍이 불던 새벽. 삼천동 베어스호텔 입구 부근에서 300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시민들로부터 ‘소원나무’라 불린 갈참나무가 쓰러졌다..

삼천동 베어스호텔 입구 근처의 수령 300년 갈참나무가 강풍에 쓰러져 흔적만 남았다.

(사)문화강대국(대표 최정오)은 지난 6일 저녁 삼천동 갈참나무가 서 있던 자리에서 3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시민들의 사연을 듣고 품다가 떠난 갈참나무를 추모하기 위해 ‘찾아가는 동네콘서트 소동’을 열었다.

음악, 마술, 댄스 퍼포먼스, 대북공연 등 70여 분 동안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는 갈참나무의 소식에 마음 아파하던 시민들이 함께 모여 추모했다.

아이보리코스트 보컬 이단비 씨는 “자꾸 울컥하고 눈물이 난다. 처음 노래를 시작했을 때 근처에 연습실이 있어서 매일 오고가며 ‘좋은 가수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었다”며 “진작 갈참나무를 위한 공연을 올리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획을 맡은 문화강대국 엄영주 기획팀장은 “갈참나무는 춘천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나무였다. 많은 시민들이 소원을 빈 소원나무였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듣고 품었을 나무에게 고마운 마음을 예술로 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강풍에 쓰러진 갈참나무는 수령 300여년으로 1982년 11월 13일 ‘강원-춘천-14호’로 춘천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 높이는 12m 이상, 둘레는 3m 이상으로 춘천의 상징 소원나무였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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