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교동 부자네 토종순대국

지방선거가 끝난 후 춘천에 사는 58년 개띠 친구들이 모였다. 팔호광장에서 춘천시청 가는 길 쪽에 있는 ‘부자네 토종순대국’에서 순대국밥으로 저녁을 함께했다. 이 근방에 병든 노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효자 친구가 있어 지난해부터 이곳이 자연스럽게 개띠 친구들의 아지트가 되어 버렸다.

다른 순댓국집과 달리 깔끔하고 위생적인데다 가격도 부담이 없어 사골육수의 진한 맛을 느끼며 식사와 함께 술 한 잔 곁들이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잠시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산에서 채취한 방풍취와 당귀를 가져와 친구들이 오랜만에 만나 푸짐한 수육에 소주 한 잔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화의 주 내용은 당연히 지방선거 결과였다. 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받들어 당선자들이 시민 위에 군림하기다 헌신하고 봉사하는 초심으로 시민이 주인 되는 정치를 해주기를 기대하는 마음들이었다.

수육을 안주 삼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소주 몇 병을 비운 후 순댓국 한 그릇씩으로 저녁을 먹었다. 24시간 끓인 진한 사골육수를 토렴한 뚝배기에 푸짐하게 들어있는 순대와 머리고기. ‘부자네 토종순대국’은 지난해까지는 24시간 영업했는데, 너무 힘이 들어 올해부터는 아침 6시부터 저녁 12시까지만 운영한다. 가격도 5천원에서 6천원으로 1천원 올랐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여전히 싸고 푸짐하다.

요즘은 어디나 체인점이 대세지만, 이곳은 체인점이 아니다. 대표인 손부자(54, 사진) 씨의 이름을 따서 ‘부자네 토종순대국’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맛을 내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좋은 재료를 쓰고, 사골육수를 24시간 정성껏 끓여내고, 순댓국 특유의 잡냄새를 잡았다.

주방이 개방된 구조로 되어있어 청결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손 대표를 비롯해 종업원들도 친절해서 한 번 찾은 손님들은 대부분 다시 방문해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런 경우다. 요즘 같이 살기 팍팍한 시대에 1만원짜리 한 장이면 좋은 친구들과 술 한 잔 곁들여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을까!

부자네 토종순대국
서부대성로 137-1
☎ 912-5985

박백광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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