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일자리와 공급 일자리 불균형 심화
수요자 맞춤형 교육으로 전환 필요성 제기돼

사상 최악의 실업률 속에 일부 업종은 사람이 없어 채용을 못하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일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거꾸로 업종에 따라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강원도인적자원개발위원회’와 공동훈련센터인 ‘한국폴리텍Ⅲ대학(학장 이상권) 춘천캠퍼스’가 춘천권 소재 314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조사원들이 기업을 직접 방문해 구인인원, 직종, 기술수준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교육서비스업, 제조업, 정보통신업, 건설업 등 순으로 구인인원에 비해 채용인원이 모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이 채용인원을 채우지 못한 경우 구인인원이 많은 제조업과 건설업 채용률이 각각 70.7%, 87.8%에 그쳐 인력난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율이 높은 직종은 운수업(143.5%), 금융업(133.3%)순이었고,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은 100% 채용이 이루어져 수요자가 원하는 인력이 특정 분야에 몰려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학교나 기술교육 기관에서 사회복지사, IT, 컴퓨터 분야의 인력이 많이 배출된 때문으로 보인다. 양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인력양성 방향을 수요자 맞춤형 일자리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 응한 206개 기업에 취업 중인 노동자 수는 7천185명에 이른다.

폴리텍 Ⅲ대학 춘천캠퍼스, 기업 요구에 맞춘 교육으로 전원취업

실제로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집중교육을 실시해 100% 필요인력을 채용한 사례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폴리텍Ⅲ대학 춘천캠퍼스는 기업 수요조사를 통해 나타난 필요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 취업자 양성교육 과정을 개설해 발군의 성과를 내고 있다. 폴리텍 대학은 구인수요를 토대로 필요과정을 개설하고 수료생과 기업을 연결해 채용성과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16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한 달간 154시간의 관광서비스 직종 수요에 맞춘 ‘유원시설운영관리’ 과정 집중교육을 통해 ㈜남이섬과 3개의 계열사들이 필요로 하는 12명 모두를 취업시키는 성과를 냈다. 취업자와 고용주들의 성향파악을 통해 수요공급을 사전예측하면 일자리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어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텍 대학은 이런 사례를 통해 236명의 구인수요를 발굴하고, 수요맞춤형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채용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들, “재직자들 직무훈련 필요성 높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재직 노동자들의 직무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직자에게 요구되는 훈련으로는 캐드, 엑셀, 워드 등 오피스 프로그램 활용분야가 가장 많았다. 또한, 전기·통신·소방 등 관련분야의 산업기사 자격증, 제조업 생산관리, 동영상 편집, 회계 등의 재직자 교육도 필요한 것으로 응답했다. 86개 기업에서 재직자 훈련이 필요한 인원은 920명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기술인력 교육기관들이 관련 과정의 개설 필요성과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을 통한 안정적인 고용유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그러나 정규직 채용을 조건으로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일학습병행제’에 대한 기업들의 이해도는 58%에 그쳐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일학습병행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들 중 56.3%는 참여의향이 있고, 45.9%는 관련정보를 제공받겠다고 했다. 이에 반해 42.7%에 이르는 기업은 제도를 잘 모르고 있었고, 그 중에서 17.2%가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절반밖에는 참여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부담이 없는 ‘일학습병행제’에 대해 필요성이 없다고 인식한 것은 홍보부족에서 기인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인적자원개발위원회와 폴리텍 대학은 지난 20일 오후 폴리텍 대학 춘천캠퍼스에서 업무협의를 열고,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위한 ‘일학습병행제’와 ‘국가직무능력 표준(NCS)’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수요자 맞춤형 교육을 통한 일자리 연계사업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강원도인적자원개발위원회 김종현 수석연구관은 “조사된 사례를 토대로 기업의 요구조건에 맞는 근로자 교육을 실시해 취업에 연계하고, 기업의 이해도가 낮게 조사된 ‘일학습병행제’, ‘국가직무능력 표준(NCS)’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취업자들이 기업의 요구조건에 맞도록 방향을 찾아가는 취업교육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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