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생명포럼 봉사단 ‘나눔의 동산’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아침 10시가 되면 도청 앞 광장이 소란스러워 진다. 휴일이라 출근길 풍경도 아닐진대. 오늘 모인 차량은 몇 대? 인원은 얼마나 되지? 대선 씨 차에 3명 타고, 상규씨 차에 3명, 그리고 원해 씨 차는 이쪽에 세워 두고…. 주차 할 차와 운행할 차가 정해지면 여행이라도 가듯 사람들은 차에 나눠 타고 어디론가 떠난다.

한강생명포럼 봉사단과 ‘나눔의 동산’ 식구들.

20여 분을 달려 지암리 골짜기에 다시 모였다. 이들은 따뜻한 운동, 마음 훈훈한 운동을 하자며 2005년 5월에 활동을 시작한 한강생명포럼 봉사단 회원들이다. 1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년을 채워보자며 시작한 게 벌써 13년째다. 지속성을 바탕으로 오래 활동할 수 있고 투명하고 밝게 운영하는 시설을 찾던 중 선택된 이곳 ‘나눔의 동산’에서 말이다.

초창기 1년 동안에는 시설의 학생들을 시내에 데리고 나오기도 했다. 영화도 보여주고 통닭을 사주기도 하는 등 놀아주기와 노력봉사가 주였다. 이후 복지정책이 바뀌면서 학생, 할머니, 정신지체 장애인이 함께 있던 이곳은 정신지체 장애인만의 시설로 바뀌었다.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여기 사정에 의해 이마저도 제대로 못 할 때가 있어서 한 달에 한 번 고정적으로 점심 식사를 만들어 대접하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총무가 그날 메뉴를 정하고 장을 본 재료로 점심을 준비한다. 재료를 씻고 다듬고 하는 과정은 꽤 일사분란해 보인다. 60여명의 회원 중 매월 15~20명 가까운 인원이 참석해 십 수 년을 해 왔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노하우라는 게 있지 않은가?

시설의 도움 없이 그날 모인 회원들이 갹출해 내는 회비로만 봉사단이 운영된다. 고맙고 감사하다. 가슴 따듯한 일이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회원이 내놓는 싱싱한 과일, 매달 몇 박스씩 보내오는 콩나물, 작아 못 입는 옷, 고기며 야채 등 회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줄을 잇는다.

매년 봄이면 꽃 심기, 여름이면 그늘막 치기, 겨울이 오면 장작도 패 땔감 준비도 돕는다. 오랜 기간 반복해온 일이라 알아서 척척! 말을 보탤 필요가 없다. 지속성과 연속성을 말한 취지를 이해하고도 남겠다.

삶은 계란 반쪽에 신선한 오이채, 입맛 돋우는 빨간 토마토가 고명인 고소하고 시원한 콩국수가 준비되었다. 시설 식구들과 회원들 간의 정이 오가고 마음이 이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참여를 원하면 매월 넷째 주 토요일 10시까지 도청 앞 광장으로 나오거나 전화 253-2012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남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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