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 넘는 도민축제, 폭죽에만 3억원…좌석 ‘텅텅’
시민들, “감동도 흥행도 없어”

지난 6일 중도 일원에서 ‘평화의 길을 잇는 시대의 길’을 주제로 열린 제24회 강원도민축제에 대해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축제에는 1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감동도 없고 흥행도 안 된 축제에 예산만 펑펑 쓴 셈이라는 평가다.

‘강원도 비전 선포식’에 도는 최대 3만여명이 축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해 수천개의 예비 의자를 준비했지만 예비 의자는 사용할 필요조차 없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념하고 민선 7기 출범을 축하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도민축제는 18개 시·군의 단체장 및 부단체장까지 참여해 시·군 특산물 홍보, 먹거리 체험 등이 함께 진행됐다.

주최 측은 축제장에 1만5천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해 7천여 개의 의자를 비치하고 여분의 의자를 수천 개 따로 마련했다. 그러나 시·군 단체장들이 무대에 모두 입장해 두 번째 본 행사 프로그램인 ‘평화의 길’이 열리는 시각까지도 7천여 개의 의자 중 반 이상이 텅 비어 도민축제라는 말이 무색했다. 여분의 의자는 축제가 끝날 때까지 한쪽 귀퉁이에 쌓인 상태로 축제가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도는 축제장 조성과 운영에 4억2천만원, 가수 섭외에 2억3천만원, 불꽃놀이에 3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축제장 경비 운영 인력 등은 항목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소방관과 경찰관 등 행정비용은 말할 것도 없다. 이날 쓰인 예산은 기존 도민의 날 행사에 비해 10배 이상 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런 행사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는 평창 G-200 축제에 14억원, G-30축제에 9억원의 예산을 들여 불꽃축제를 개최했고, 지난 4월에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축하하는 국민대축제를 열고 불꽃놀이와 콘서트에 24억원의 예산을 퍼부었다. 이번 행사까지 네 번의 불꽃축제에만 60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은 셈이다. 그러나 모두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석사동에서 왔다는 시민 김아무개 씨는 연예인 공연이 시작될 무렵 중도 행사장을 떠나며 “먹거리도 부족하고, 도민축제라고 부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너무 많이 우려먹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됐다고는 하지만, 사후 시설물 활용 등 앞으로 도가 떠않아야 할 비용은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의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예산을 낭비하는 게 적절한지 도민들은 묻고 있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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