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기관에서는 강원도 내 저소득 아이들 10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일이 있었다. 미술, 음악, 체육, 학업, 기능 등 각종 분야에서 재능이 있지만 경제적 문제로 재능 계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2015년부터 ‘강원인재양성프로젝트’라는 사업명으로 4년째 지속해 온 사업이다.

그 중 테니스 선수가 꿈인 한 아이의 사연을 보게 되었다. 할머니와 둘이 사는 아이는 국가의 생계비 보장을 받으며 생활하는 아이였다. 테니스를 좋아하는 아이는 특화된 학교를 다니기 위해 집 앞의 학교가 아닌, 버스로 20분 거리인 학교로 통학하고 있었다. 여느 집 아이들처럼 부모가 뒷받침 해주지는 못했지만 아이는 열심히 노력하여 각종 대회에서 수상성적을 내기도 했다. 대회에 나갈 때면 대회참가비, 교통비, 선수복 등이 필요한데 이를 부담할 수가 없어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의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 아이를 지원한 적도 있다고 한다. 아이는 현재 우리 재단의 장학금을 지원받아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사연은 우리와 멀리 있는, 어쩌다 한 명 발생하는 그런 사례가 아니다. 우리 강원도의 아이이며, 재단에서 장학금을 지원하는 100명의 아이들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 우리 재단에서는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모아 강원도 아이들에게 매년 20억~2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내 아동 수급자 수 1만5천명 중 10%인 1천5백명 정도만 지원할 수 있을 뿐이다. 안타깝게도 나머지 90%는 여전히 최저 생계비로 생활하며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빈곤의 사전적 정의는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태’다. 흔히들 ‘빈곤’이라 하면 위에 설명된 정의를 생각하며 해외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런 빈곤 상태에 놓인 아이들이 아직도 우리 지역에, 내 이웃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갑작스러운 백혈병으로 의료비가 필요한 아이와 그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어 생계가 어려워진 가정의 사연, 화재로 부모님과 삶의 터전을 모두 잃고 살아가야 하는 형제의 사연, 하반신 마비인 아빠가 홀로 쌍둥이 두 딸을 키워야만 하는 사연…. 모두 우리 지역 아이들의 사연이며 지금도 나눔을 실천해 줄 후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내 가족, 내 아이만 돌볼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아이들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위대한 유산을 물려주진 못하더라도 ‘빈곤의 대물림’은 우리 어른들이 끊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아이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때 나눔을 실천하는 나도, 나눔을 받는 아이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함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033) 762-9171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박형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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