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본 공사 착공” 또 거짓…멀린사와 협의 제자리걸음
춘천시민단체네트워크, “일방적 퍼주기…완공돼도 적자”

지난 5월 14일 영국 멀린사의 야콥슨 레고랜드 총괄사장, 닉바니 멀린 이사, 최문순 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멀린사의 직접투자 합의서가 체결되고, 테마파크 착공식이 열린 지 2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테마파크 착공은 불발됐고, 멀린사의 직접투자 약속은 사업시행자 협약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최문순 도지사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척이 없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지난 9일 멀린사의 존 야콥슨 대표가 강원도를 찾아 ‘추진주체 변경’을 위한 시행자 협약에 나섰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되돌아간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협의는 시행주체가 멀린사로 변경돼 앞서 본 계약 체결 당시 명시했던 주체변경 등 제반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사업의 전체적인 수익통계 등을 제3의 법무법인에 맡겨 객관적으로 산출키로 했다는 전언이다.

그동안 춘천시민단체네트워크는 “사업이 추진돼도 2천500억원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고, 정만호 경제부지사도 “적자가 불가피해 사업주체를 변경하는 것”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멀린 사장의 이날 방문은 실무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차원으로 사업 정상추진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한 도 관계자의 발언은 선거기간 내내 “아무 문제없이 공사 중”이라는 최 지사의 발언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셈이 됐다.

도의회에서도 레고랜드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될 조짐이다. 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위원장 김수철)는 지난 9일 글로벌투자통상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레고랜드 사업을 위해 도가 지난 5월 영국 멀린사측과 맺은 합의서 내용과 추진상황을 중점 질의했다. 신영재 도의원(한국당·홍천)은 “기본합의에 이른 것은 고무적이지만 구체적인 사업시행 계획이 아직 세워지지 않았는데, 멀린측에 어떤 입장변화가 있겠느냐”고 질의했고, 원태경 도의원(민주당·춘천)도 “설계도면도 안 되고, 재무건전성도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도 전홍진 국장은 “기본원칙이 정해진 상태에서 세부협의도 거의 다 돼 전체적으로 멀린과의 협상이 깨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지만, 그동안의 과정을 되돌아보면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춘천시민단체네트워크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권용범 춘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멀린의 1천500억원 추가투자는 이사회에서 통과된 사항이 아니다. 5월의 협약문에도 멀린사의 직접투자가 명문화된 바도 없다. 강원도는 레고랜드와 호텔을 위해 무료로 주차장을 제공하는 등 일방적인 퍼주기로 일관해 완공돼도 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멀린이 직접 투자하거나 자금을 끌어오게되면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더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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