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춘천시의회가 개원해 새로 상임위원장이 선출되고 상임위원회별 위원이 정해짐에 따라 이달 25일부터 상임위원회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춘천사람들》은 새 상임위원장을 소개함과 동시에 각오와 포부를 듣기 위해 네 명의 상임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이번 호 3면에 실린 새 상임위원장들의 인터뷰내용은 한결같이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실감하게 되었고 상임위원장을 맡게 된 만큼 최선을 다해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공통된 내용이었다. 반성도 없지 않았다. 2선 이상의 의원인 만큼 지난 임기 동안 했던 활동이나 행동에 비판과 비난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위원장은 의회 밖에서 일어난 사건에 의해서, 어떤 의원장은 의회 내 활동 즉 조례 발의 등의 부실함에 의해서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제 다시 춘천시민이 선택해준 만큼 과거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믿어도 될까?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하면 모든 결과가 좋아질까? 그렇지 않다는 사실은 어린 아이도 아는 상식이다. 결심이 실천으로 쉽게 이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어졌다고 해서 지속된다는 법이 없다. 일상 속에서 흔히들 겪는 현상이어서 정말 뼈를 깎는 수준의 각오를 다지지 않는 한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이 된다.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실천하기만 하면 바람직한 의원이 되고 춘천시민을 위해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역시 그렇지 않다. 척결해야 할 적폐적 행동을 답습하는 형식으로 열심히 한다면 그런 의정활동으로 춘천시민을 행복하게 해줄 수가 없다. 나이와 선수로 위계질서를 구축해놓고 합리성과 타당성으로 토론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이와 선수가 높은 사람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 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는 엉터리가 될 수밖에 없다. 몇 십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통해 춘천시정의 대부분을 훤히 꿰뚫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보다 관련 법률과 지식 면에서 뒤처져 있다면 아무리 열심히 뛰어다닌다고 해도 개혁에 소극적인 공무원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시의원들의 전문성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시의원은 겸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의원들이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의원활동에 투자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자신이 원래 업으로 삼고 있던 활동을 발판으로 의원으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항변할 수 있으나 시민들의 삶을 두루 살펴야 하는 의원의 활동범위를 다 감당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세 번 연속 선출되면 더 이상 연임할 수 없는 규정도 한계다. 많은 경우 1, 2선으로 그만 두게 되는 짧은 활동 기간 역시 시의원들의 전문성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그저 열심히 한다고 해서 좋은 시의원도 될 수 없고 좋은 정책도 만들어낼 수 없다. 짧은 시간 정말 많은 공을 들여 공부에 공부를 해 전문가로서 우뚝 서야 명실상부하게 좋은 의원이 될 수 있다. 그런 의원들을 이번 춘천시의회에서 많이 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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