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학자 잭 홀 박사는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지구에 이상변화가 일어날 것을 감지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경고는 결국 현실로 나타나게 되고 강력한 한파가 닥치며 모든 것이 얼어붙고 수많은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죽어간다.

이 끔찍한 이야기는 다행히도 현실의 이야기는 아니다. 2004년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투모로우’라는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 ‘해운대’ 역시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다루고 있다. 이런 영화들이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는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점차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환경에 인류가 출현한 이후, 그 수가 10억명으로 증가하기까지 약 16만년이 걸렸다. 인구 10억명이 된 이후 약 30년 만인 2011년에는 인구가 70억명이 되었으며, 2050년경에는 약 100억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는 이러한 인구폭발의 부정적 결과물이다. 인류가 주된 에너지원으로 삼고 있는 화석연료의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지고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산림자원이 훼손되었다. 전 세계 인구의 1/3은 아직까지도 석유나 석탄과 같은 생물자원을 이용하여 연료를 만든다. 이러한 인간들의 활동은 탄소와 물의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생태계의 근원인 숲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지구의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쳐왔다.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게 된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산업화 이전의 280ppm에서 2005년에는 379ppm으로 30%가 증가한 것이다.

온실가스 농도의 변화는 빙하를 녹이고 있으며 이는 결국 해수면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즉 지구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몇몇 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투발루’다. 투발루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지난 2001년 ‘국토포기’를 선언했다. 영화에서처럼 전 세계적인 빙하기는 아니지만, 지구온난화에 의한 재난은 현실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차원에서도 온실가스협약, 기후협약 등 범국가적인 제약과 제도를 만들어 다가올 미래의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크고 거창한 준비만이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나’로부터 실천하는 작은 습관일 것이다. 실내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기,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기, 재활용을 생활화하기, 나무 한그루 심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물 사용량 줄이기 등등…. 우리가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무수히 많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재난영화 속 주인공들은 얼핏 대단한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거창한 사람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우리와 같은 시민인 경우가 많다. 이는 재난영화의 본질인 ‘이러한 사고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생각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영화적 장치에 의한 설정일 것이다.

실제로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닥쳐올 미래의 재난을 대비하고 예방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나’로부터 실천하는 작은 습관들을 하나둘씩 지켜나가기만 한다면 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진욱 (둥둥아일랜드 대표)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