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공부보다 놀기 좋아하는 친구들 만나”

어느 것도 연소하지 못하는 두 발
나의 궤도를 생각해본다
내가 발사대를 아직 찾지 못했으므로
나는 이불을 적시고 있는 것이지


날아가라고만 하지 마세요
날아갈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켜주셔도
거기에는,
울음을 서서히 식히는 내 얼굴만이 떠 있습니다


지난 17일 배제대가 주최한 청소년소월문학상에서 대상을 받은 김서영(유봉여고3·사진)의 시 ‘내 슬픔을 걸어가는 우주인은 누구일까’ 중 일부다.

심사를 맡았던 배제대 최문자 석좌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김서영 학생의 작품은 청소년의 미성숙한 감성을 늘어놓지 않은 차별성과 직진성의 시적 발화 에너지를 담고 있다”며 그녀의 재능을 칭찬하고 있다.

김 양은 연세대와 성균관대에서 주최한 백일장에서 3등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대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애써 기쁨을 감추지는 않았다.

수상도 좋지만 함께 참가한 선후배들과 친구 맺는 것이 더 좋아요. 백일장 특성상 보통 주최측이 선호하는 주제로 글쓰기를 하는데, 자신의 소신을 글로 표현하는 선배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좋은 인연이 되어 지금도 서로 문예시평을 주고받아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국어 선생님의 벌은 시 쓰기였다. 벌로 쓴 김 양의 시를 선생님과 친구들이 알아보기 시작해 진로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응원을 받았다. 처음 그렇게 글쓰기에 소질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150편 가량을 썼다. 대학 수시모집을 위한 ‘자소서’ 쓰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김 양은 대학진로를 문예창작과로 정했다.

“중학교 때 공부보다 놀기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났어요. 부모님은 걱정하셨지만 저는 그때 알 수 없는 자유를 느꼈어요. 하루는 공지천에서 물, 나무, 꽃들이 새롭게 보였어요. 자연에 대한 매력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그때 들었던 거 같아요.”

김 양은 강성훈 시인의 시 ‘쓸모없음의 쓸모있음’을 가장 좋아한단다. 시인으로는 이수명 시인을 가장 좋아한다고. 그리고 일탈이 좋다고 했다. 그래서 피어싱도 하고 락이나 메탈 등의 음악도 즐겨듣는다. 김 양만의 멋진 세계가 담긴 책 하나가 손위에 펼쳐질 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유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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