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두레생협의 강원유기농 생산자 견학을 다녀와서

“토끼언니, 같이 가는 거야?”

예솔이네 차에 합승해 눈부신 햇살을 가르며 홍천으로 갔다. 춘천두레생협은 한 해 여섯 번 정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행사를 한다. 그 중 세 번은 소비자가 생산지를 찾아간다. 천연염색과 같은 체험프로그램을 한 후 농산물 수확이나 포장일손 돕기를 한다.

이날은 생협 조합원과 꿈마루도서관 식구들 약 16가족 총 50명이 영농조합법인 강원유기농에 찾아갔다. 낮 최고기온 36℃의 일기예보에도 많은 가족이 참여했다. 강원유기농 조합원들이 직접 기른 쪽으로 천연염색 체험을 했다. 아이들은 생쪽으로, 어른들은 발효쪽으로 비단천에 쪽물을 들였다.

생쪽 염색은 잎을 갈아 망에 담고 이것을 얼음물에 담근다. 망을 주물러 충분히 쪽물이 나오게 해 흰 비단천을 담가 주물러 염색한다. 발효쪽 염색은 까다롭다. 쪽물에 기포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게 천을 담그고 주물러야 한다. 아이들은 깔깔깔 웃으며 장난도 치며 염색을 했지만 어른들은 기포를 만들어 남의 염색도 망칠까 숨도 크게 못 쉬고 염색을 했다. 염색의 무늬는 천에 감은 고무줄에 따라 나온다. 어느 부분에 감고 얼마큼의 세기로 감느냐에 따라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천연염색 천의 무늬는 백이면 백 다양하다.

오후에는 고추 포장하기를 했다. 고추를 저울에 달아 포장 단위에 맞게 무게를 잰다. 비닐에 가지런히 담은 후 비닐을 봉하는 기계에 넣어 찍어내면 포장이 완료된다. 처음 작업을 해 보는 우리는 무게를 맞추느라 고추 하나를 들고 저울에 올렸다 내렸다, 고추의 꼭지 방향을 맞추느라 봉지에서 고추를 다 꺼내 다시 정리하기를 반복했다. 점점 일이 손에 익고 능률이 오르는 찰나 다리와 허리가 아프다. 작업을 끝내자 강원유기농 사무국장이 가족들에게 농산물을 나눠준다. 지친 표정으로 언제 집에 가나 눈치를 살피던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춘천두레생협은 소비자가 단순히 친환경 식품을 구매하는 결과만 얻어 가는 것이 아니라 생산지를 찾아가 식품이 생산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생산과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농업과 생태계를 살리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조합원이 아니어도 된다. 다음 기회를 놓치지 말자.

최정희(사회적경제네트워크홍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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