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미디어 발전소,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 김동규 센터장

공동체미디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 김동규 센터장.  사진=김예진 시민기자
공동체미디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 김동규 센터장. 사진=김예진 시민기자

수 년 전 영화에 관심이 있던 사람을 통해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알게 되었다. 서울에 있는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영상제작에 필요한 캠코더를 빌려오고 반납하는 과정을 보면서, 고가의 영상장비를 구입해 쓸 수 없는 시민을 위해 ‘참 고마운 기관도 있구나’하고 생각했었다. 이후 춘천에도 2014년 7월 7일 서면 창작개발센터에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가 개관했다. 최근 서면을 오가면서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를 눈여겨봤다. 좋은 입지 조건과 엄청난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설립 의도는 무엇이며 지역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올 3월에 새로 취임한 김동규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장을 통해 강원시청자미디에센터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김 센터장은 경기 안양 출신으로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강원대 정보과학행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국정책방송원 PD, G1강원민방 PD·정책심의팀장, 봄내미디어협동조합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동규 센터장을 만나러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에 들어서니 각종 편집실과 1인 미디어제작실의 장비와 함께 미디어 교육에 열중하고 있는 교육생들의 모습이 창문너머로 보였다. 듣던 대로 영상장비와 시설은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것들이다. 업무 전화를 주고받느라 바쁜 센터장을 기다리며 의암호를 내려다보았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을 가둔 맑은 호수, 영화 한 편은 족히 나올 풍경이다. 반갑게 맞아주는 김 센터장과 인사를 나누고, ‘미디어란 무엇일까’ 미디어에 접근하는 기본 생각부터 들어보기로 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커뮤니케이션’과 그 매개체인 ‘미디어’가 있었습니다.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의사를 누군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인 동시에 권리이기도 합니다. 그 본능이자 권리인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지금의 시민민주주의 사회를 이끌어 온 원동력일 겁니다. 그동안 책과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가 주류이던 시대를 지나 ‘매스미디어 시대’를 거쳐 지금은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스마트 폰 같은 스마트 미디어가 많이 보급되어 ‘스마트미디어 시대’라 부르긴 하지만 여전히 텔레비전 같은 ‘매스미디어’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매스미디어는 그동안 ‘양날의 검’과도 같았습니다. 매스미디어가 사회를 감시하고 계몽하며 오락과 정보를 제공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잘못된 정보로 현실을 왜곡되거나 편향되게 전달하기도 하고, 매스미디어가 만들어 준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 비판능력을 상실시키는 한편, 선정주의와 오락으로 대중을 우매하게 만드는 역기능도 있다고 비판 받아 왔습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방송법(제90조 2항)에 따라 설립되었고,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에 소속된 7개 지역 센터 중 한 곳이라고 한다. ‘시청자권익 증대’와 ‘미디어의 건강한 발전 지원’, ‘미디어 교육과 참여를 통한 국민행복 증진’을 올해의 과제로 설정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방송에서 시청자의 권익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이며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발전을 기대하는 많은 시민들은 매스미디어의 역기능에 대하여 ‘운동’으로, ‘실천’으로 맞서며 개선하려고 힘써 왔습니다. 그러한 노력들이 쌓여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수동적인 수용자에서 벗어나 매스미디어의 내용을 비판적으로 읽고 해석하는 현명한 수용자가 되도록 안내해 드리고 더 나아가 직접 영상콘텐츠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 우리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가 하는 일입니다.

소수 전문가 집단에 의해서 만들어지던 미디어는 지원 또한 소수 전문가 공급자에게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는데 미디어 수용자인 시민에게 아주 반가운 제도라 생각되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그동안 센터에서 해온 사업 중 특별히 의미 있고 알릴 만한 사업은 어떤 것인가?

‘작은학교 마을 살리기 미디어 교육’이 있는데, 작은학교 마을 미디어가 되려면 지속적 콘텐츠 제작이 매우 중요한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방향을 잡아가려 합니다. ‘미디어캠프’는 오는 8월 1일부터 3일까지 2박 3일간 10개 학교 60명의 학생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400명이 넘게 신청을 해 캠프의 인기를 실감했는데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장애인영상제작단 dream드림’은 오는 8월 중순까지 스튜디오 제작 위주로 계속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직접 카메라맨, 패널, 영상스위처, FD 등을 맡아 진행하고 있는데 매우 흥미로워합니다. 앞으로 좀 더 숙련이 되면 ‘드림톡톡’이라는 제목으로 토크쇼를 정기적으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센터의 중형스튜디오의 세트를 정비하고 있는데 방송사 수준의 퀄리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공동체미디어에 대해 지난 경험과 앞으로의 계획을 막힘없이 풀어 놓는다. 특히 미디어의 현명한 수용자이자 미디어 생산자로 시민의 역할과 소통에 대한 관심은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하면서 대안 미디어에 대한 생각을 키워 온 것일까?

물론 저는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면서 사회변혁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그 실천 대안으로 공동체미디어, 대안 미디어를 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지금의 한국정책방송 KTV에서 다큐멘터리, 생방송, 국악 공연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지옥철로 악명높은 2호선 지하철에 시달리다 문득 지방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연히 강원도 지역민영방송인 GTB가 개국하며 경력사원을 채용한다는 걸 알고 지원해 2001년 10월 8일에 춘천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죠. 이후 G1강원민방에서 2012년까지 제작PD, 편성PD, 정책심의팀장, 방송사업부 부장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았지요. 뜻한 바 있어 2013년 1월 1일 부로 회사를 나와 봄내미디어협동조합을 만들어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춘천지역 공동체 풀뿌리 생활미디어로 ‘춘천우리TV’사업을 시작했습니다. 4년 동안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오다 우연한 기회를 얻어 지금의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젊은 시절의 꿈과 맞닿아 있는 공동체미디어에 관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안미디어로서 ‘춘천우리TV’에 대한 애정과 아이디어는 아직도 여전한 것 같았다. 공공미디어의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역할이 아닐까? 그렇다면 공공미디어에 참여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 시청자미디어센터의 교육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김 센터장의 안내로 센터를 돌아보던 중 ‘장애인영상제작단 dream드림’의 스튜디오 제작 실습현장을 볼 수 있었다. 모두 다 밝은 모습으로 실습에 임하고 있는 분위기에서 그들이 이 작업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발달장애인에 대한 혜택이 적었습니다. 이분들이 스튜디오에 와서 멀티카메라로 토크쇼를 제작하는 과정입니다. PD나 MC의 역할은 방송경험이 있는 자원봉사자나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도와주고, 토크쇼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모두들 재미있어 합니다. 앞으로 도지사나 시장, 교육감이나 장애인올림픽에 나갔던 선수 등을 초대해 더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입니다. 다 완성이 되면 페이스북이나 센터에서 만든 ‘강시미TV’, ’춘천우리TV’ 등에도 송출해 장애인들의 미디어 주권을 행사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시민들을 위해 센터의 역할을 확대해 가려는 그의 아이디어는 밤을 새워 들어도 모자랄 것 같았다. 김 센터장은 앞으로도 강원시청자미디어센터는 본능이자 권리인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민들이 시민미디어와 공동체미디어로 좋은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을 약속했다. 그렇다면 김 센터장이 미디어를 통해 꿈꾸는 사회의 변화는 무엇이길래 이토록 열정적으로 몰두하는 것일까?

다수의 사람들이 미디어를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론의 장이 만들어지게 되어 시민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김 센터장의 마지막 말대로 시민미디어를 통해 더 나은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원미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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