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도를 넘어서는 가마솥더위라는 요즘 날씨, 사상최고의 기온을 연일 갱신하고 있다. 올해 무더위의 특징은 칠월 전반기보다 월등히 높아진 후반기 기온이다. 춘천기상대 무인관측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기는 2.88도가 낮았고 후반기는 5.44도가 높아 강력한 무더위가 후반기에 몰아쳤음을 알 수 있다. 올 7월 더위의 위력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다는 1994년 7월을 넘어서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올해의 무더위가 1994년 7월을 압도하기 시작한건 13일부터다. 지난 11일 강수량이 31.6mm를 나타낸 후 12일부터 시작된 춘천의 더위는 12일 30.7도를 시작으로 13일 32.1도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급기야 22일에는 37도를 돌파해 1994년 7월 최고기록인 36.5도를 돌파했다. 지난 31일까지 검측된 유례 없는 고온이었다.

평균기온도 마찬가지다. 올해 7월의 평균기온은 31.33도로 1994년 7월의 평균기온인 32.5도보다 1.17도가 낮았다. 1994년의 여름이 얼마나 더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7월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서 보면 올 7월 후반기 기온이 얼마나 높은지 혀를 내두르게 된다.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평균기온은 35.12도. 1994년 7월 후반기 34.65도보다 0.47도나 높았다. 지난달 전반기 평균기온이 27.52도였기에 상대적으로 후반기의 무더위가 더 강력하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스러운 건 앞으로의 날씨다. 기상청 장기예보에 의하면 8월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8월 예보에는 강수량은 예년보다 적겠고 기온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청의 예보와 현재의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에서 보면 역대 최악의 기온이라는 1994년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형편이다. 1994년 8월의 월중 최고기온은 35.3도, 월 최고기온 평균은 30.9도였다. 올해의 기온이 1994년을 따라 간다면 앞으로 한달을 무더위와 싸워야 한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게 된다. 체감온도는 더욱 두렵다. 기상청의 온도는 사방이 트인 잔디밭 위 1.5m 높이에서 측정된다. 그러나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은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 아스팔트 위가 대부분이다. 2년전 조사에 의하면 기상청 온도와 춘천시내 명동의 온도는 최고 9도까지 차이가 났다. 비닐하우스 작업, 건설 노동자, 노약자들의 야외 활동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그럼 이렇게 더운 날씨는 기상이변 때문일까? 일각에서는 기상이변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이변이란 특이한 현상이라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더위는 이제는 일상적이라는 점에서 이변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는 주장이 득세하는 걸 보면 이제는 더위를 견디는 일만 남았다는 비관적 전망을 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듯하다. 지구온난화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온대지방의 나라라는 주장이 있다. 인간이 만든 지구온난화가 결국 우리에게 시련을 가져온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울창한 숲을 밀어내고 아파트를 건설하고, 골프장을 건설해온 결과가 지금 견뎌야 하는 무더위의 원인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대목이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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