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빠알간 참숯에 가느다란 피아노 줄로 만든 실실이 석쇠에 두툼한 민물장어가 턱하니 올라온다. 그 위로 지글지글 노릇노릇 구어지는 장어 토막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여기에 복분자 한 잔 곁들이면 삼복더위에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보양식이다.

아주 오래 전, 교동에서 팔호광장 쪽으로 내려가는 비탈길 옆 반지하 건물에 ‘영산강’이라는 간판이 있었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이긴 했지만, 대접받는 이와 대접하는 이 모두 매우 만족할 만큼의 맛집인지라 중요한 손님을 모시고 다녔던 장소였다. 그때 그곳에 있던 ‘영산강’ 간판을 거두리 경찰청 옆 골목에서 보고 얼마나 반가웠던지 모른다. 식사 때도 아닌데 무작정 들어가 그 집이 맞는지 확인하고 인사를 하고 나왔을 정도였다.

‘영산강’ 대표 방화자(58, 사진) 씨는 1987년 스물일곱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생계 때문에 이 일을 시작했다. 벌써 30년이 넘는 세월을 ‘영산강’과 함께했다. 2007년, 지금의 거두리 장소로 이전한 뒤 새롭게 단장하고 2008년부터는 아들 이기현(37) 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방씨는 “재료가 좋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장어 1kg에 2마리의 국내산 민물장어만 고집한다. 이 정도는 돼야 두툼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입속에 넣으면 달콤하고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예약은 필수다.

여름이 더운 건 당연하다 해도 1백년만에 찾아온 사상 최악의 폭염에 심신이 고단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물장어의 제철은 여름부터 초가을까지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타민, 미네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체력회복에 좋고 특히 비타민A가 풍부하다. 제철 보양식으로 원기충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자.

영산강
춘천시 동내면 거두길 18
☎ 033) 257-0592

이철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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