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나 너무 힘들어. 위로 받고 싶어”라는 말을 한다면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2014년 여름, SBS에서 방영된 공효진, 조인성 주연의 16부작 드라마로 감히 인생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내게 큰 힘이 되었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치고 힘든 날이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드라마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정신 건강 의학과를 배경으로 하는 휴먼 의학 드라마다. 기존의 의학 드라마들은 외과나 내과 혹은 응급의학과 등을 배경으로 촉박하고 긴급한 상황들을 보여주며 극을 끌어 나가지만, ‘괜찮아, 사랑이야’는 정신건강의학과를 배경으로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섬세한 표현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장재열(조인성)은 강박증과 조현병을 앓고 있으며, 심지어 정신 의학과 교수인 지해수(공효진) 역시 불안장애를 동반한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다.

내가 이 드라마를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정신질환자들을 동정의 대상으로 표현하거나, 사회에서 고립돼야 할 사람으로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많은 드라마에서 정신질환자들을 문제아 혹은 범죄자로 표현한 경우가 일반적이었지만 이 드라마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주인공들을 꾸밈없이 보여주며 기존 드라마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괜찮아, 사랑이야’는 주제에 비해 드라마의 분위기가 무겁지 않다. 오히려 유쾌한 드라마임과 동시에 그들의 질병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지도 않았다. 특히 이광수와 성동일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전 역시 매우 충격적이다. 극의 전체를 이끌어가는 인물에 관한 반전이니 꼭 드라마를 통해 확인하기를 바란다.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면 시청자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는 점이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이 드라마는 누군가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가정폭력이나 데이트 폭력 등을 묘사하는 것에 있어서 매우 안일했다. 물론 그 내용이 드라마의 전개나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나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충분히 고루한 연출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드라마에 5점 만점에 4.8점을 주고 싶고, 의학 드라마를 좋아하거나, 하루의 끝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

 

강혜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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