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강원도 내에는 천여 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친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고 있으며 혈연관계에 있는 위탁가정이나 일반위탁가정(비 혈연관계의 위탁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가정)을 찾지 못한 채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는 전국적인 단위에서 볼 때 네 번째로 큰 규모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조손가정, 아이들 스스로 살아가는 소년소녀가장 가정이 현재는 대리 위탁가정, 친인척 위탁가정의 이름으로 국가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

‘가정위탁제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런 사회복지 서비스는 시작된 지 12년 정도 됐다. 현재 대부분의 기성세대 어른들은 가정위탁이라는 제도를 단순히 아동을 잠시 맡아 양육하는 입양 전단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아동돌봄의 형태가 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또 다른 가족형태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5월 5일 춘천, 홍천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어린이 날 행사’ 설문 결과만 보더라도 “가정위탁제도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사람들 대부분이 아동을 입양 보내기 전 잠깐 보호하는 것으로 답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설문에 참가한 아동 청소년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똑같은 질문에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세대 간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원도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는 10명의 직원들이 아동 및 가족 사례관리 및 복지서비스 지원, 교육사업, 홍보사업, 지역사회연계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상담원 1명이 평균 1~2곳의 시군을 담당하며 80~150명 정도의 위탁아동들의 사례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상담원들은 아동의 입장에서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지원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많은 위탁아동들을 관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춘천, 원주, 강릉 등 지자체마다 지원해 주는 서비스도 자치단체장의 관심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 입장에서 가정위탁 정책의 목표는 친가정 복귀와 아동의 자립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가정위탁제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의 확산이 더욱 중요하다. 현재 많은 기성세대들이 가정위탁제도를 입양 전단계라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아동 청소년 당사자의 기준에서 가정위탁제도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빈곤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 중 특히 아동에 대한 사회복지 지원을 확대하는 논리의 하나는 출생과 관련된 것이다. 출생은 개인의 의사나 노력으로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가정의 아동을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는 당연한 논리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도 이혼 등의 결과로 가정 형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회의 책임을 확대하고 있는 사회복지 정책이 많이 있지만 ‘가정위탁지원’ 정책에도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남궁제정 (강원도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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