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단골집을 소개합니다] “백수라도 오늘은 내가 쏜다”
[내 단골집을 소개합니다] “백수라도 오늘은 내가 쏜다”
  • 춘천사람들
  • 승인 2018.08.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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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선동 ‘평창 이모집’ 야식







푹푹 찌는 듯한 팔월 삼복더위에 밤잠을 설치는 날이 잦다. 귀한 손님들이 춘천을 찾아오면 꼭 모시고 가는 단골집이 있다. 요선동 골목에 위치한 ‘평창이모집’ 야식이다. 놀고 먹는 백수라 주머니가 가벼운 만큼 자연스럽게 싸고 맛있는 집을 찾게 된다.

이곳은 류기택 시인의 소개로 알게 된 곳인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면 친구들과 함께 요선시장 골목에 있는 ‘평창이모집’을 찾았다.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서너 평 남짓한 공간에 테이블이 딱 두 개뿐인 허름하기도 하고 초라해 보이기도 한 야식집이지만 그 내력과 소문은 자그마치 40년에 걸친다.

주요 메뉴는 빈대떡과 파전, 두부 부침, 동그랑땡, 장칼국수이다. 친구들의 식성에 따라 막걸리와 소주. 그리고 빈대떡과 장칼국수를 주문했다. 주문 즉시 조리를 시작하는데 무쇠 철판 위에서 빈대떡 부치는 냄새가 고소하니 기가 막히다. 녹두를 직접 갈아서 기름 두른 팬에 넣고 돼지고기, 갖은 야채들과 함께 푸짐하게 부쳐낸다. 푸짐한 빈대떡 안주로 막걸리 한 주전자 비워내면 식사로 주문한 칼칼하고 얼큰 시원한 장칼국수(5천 원)를 만나게 된다. 술과 안주를 실컷 먹고 푸짐하게 식사까지 하였는데도 만 원짜리 두 장 남짓이면 된다. 아무리 없이 사는 백수라도 ‘평창이모집’에서는 “오늘은 내가 쏜다!”를 외칠 수 있어서 좋다.

강원도 평창이 친정인 60대 후반의 주인장(사진)은 40년 전 춘천으로 와 이곳에서 쭉 야식 장사를 하였다고 한다. 40년 전에는 요선동과 요선시장이 춘천의 중심상권이라 번창하여 장사도 잘 되었다고 한다. 억척같이 야식집을 운영하며 아들, 딸 모두 대학 공부 시키고 시집, 장가도 보냈다고 활짝 웃는다. 그러나 지금은 요선시장 상권이 쇠락하여 시장의 기능이 마비되고 절반 이상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그래도 40년 지기 단골들이 꾸준하게 야식집을 잊지 않고 찾아주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며 고마워 한다.

평창 이모집 야식
춘천시 요선동 8-52. ☎: 255-6329.

박백광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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